성우가 더빙을 하는 이유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공유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더빙과 자막을 선택하게 하는 것이 모두의 권리이자 공영방송이 가진 책임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알 권리, 정보 접근권의 권리, 보편적 시청권의 권리를 가지고 있다. 사람은 서로 다른 신체와 정신적 조건을 가지고 태어나 저마다 다른 환경에서 살아간다. 누군가의 평범한 일상이 다른 이들에게는 아닐 수 있다. 능력주의 사회는 소수인 장애인에게 훨씬 더 가혹하다. 비장애인의 인간적 권리는 모든 장애인이 같이 누릴 수 있어야 한다. 다양한 사회구성원과 진정으로 함께하기 위해 우리가 유념해야 할 10가지를 알아보자.

1) 그들도 욕구가 있다

많은 사람이 장애가 있다고 하면 흔히 지적 장애를 떠올린다. 말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아무런 욕구나 생리 현상도 없을 거로 생각한다. 신체적 장애를 지적 장애로 연결 지어서 보기도 한다. 성관계나 생리도 안 하는 줄 안다. 하지만 장애인도 욕구가 있다. 자기만족으로 옷이나 화장을 더욱 신경 쓰는 사람 또한 있다. 그들도 사람이다. 그들도 한 인간으로서 소통을 갈망한다.

2) 일방적 호의는 불편할 수 있다

우리는 유독 장애인에 대해서는 조금 아는 것을 다 안다고 생각하고 행동하기도 한다. 장애인을 부족한 존재로만 생각해 무조건 도와야 한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무조건 베풀지 않아도 된다. 도움은 고마운 것이지만 일방적 호의가 불편할 수 있다. 도움을 거절하면 거절하는 대로 불쾌해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불편한 곳이 있는 사람일 뿐인데 무능하거나 불쌍한 사람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도움에도 당사자의 의견이 필요하다. 가능한 일은 먼저 시도해보고 이후 도움을 요청하면 그때 도울 수 있어야 한다. 무조건 돕지 않아도 된다. 그런 환경에만 있다 보면 도움 요청을 당연시하게 된다. 스스로 경험해야 요령도 생기고 더 발전할 수 있다.

3) 그들의 목소리

장애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는 영상 콘텐츠들도 많다. 장애인 가족과 살아가는 이야기를 전하거나 수어와 음성언어로 자신이 청각장애인의 현실을 알려주는 유튜버도 있다. 청인들의 언어처럼 수어로 하는 19금 토크도 있다. 수어에도 비속어와 개그, 성적인 농담이 있다고 한다. 그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필요한 이야기를 전한다. 소개된 한 에피소드로 농인 친구와 욕하면서 이야기를 하던 중인데 어떤 청인이 그것을 보고 수어는 아름다운 언어라며 감탄했다고 한다. 수어는 특별히 아름답거나 이상한 것도 아니다. 하나의 언어이자 소통수단일 뿐이다.

4) 실제로 들은 최악의 말

‘한국의 헬렌 켈러가 되세요’, ‘군대 안 가서 좋겠다’, ‘전화 업무는 안 하겠다’, ‘결혼은 어렵겠다’, ‘보청기 했는데 왜 못 들어?’, ‘일반인들을 위해 맞춰야 해’, ‘다른 장애인에 비해 멀쩡하잖아’, ‘청각장애인처럼 생기지 않았다’ ‘들을 줄 알면서 못 듣는 척하지 마’ 같은 말이 있었다고 한다. 수어를 배웠다며 가운뎃손가락을 치켜드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장애인인데도 잘한다’ 같은 칭찬도 듣는 이에겐 차별적 발언이 될 수 있다. 배려 없는 말은 언어폭력과 다름없다. 단순 호기심이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말을 무분별하게 해서도 안 된다.

5) 숫자가 말해주는 것

장애는 언제 갑작스럽게 찾아올지 알 수 없다.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 2017년 관련 조사에서 장애인 수는 전체 인구의 5%가 조금 넘었다. 20명 중 1명은 장애인이라는 것이다. 전체 장애인 중 88.9%가 후천적 원인인 질병과 사고로 인한 장애인이다. 전체 장애인 중 46.6 %가 65세 이상 노인이다. 26.4%가 가족 없이 혼자 살고 5.9%는 장애인 등록을 하지 않고 살아간다. 전제 장애인 중 16.3%는 기초생활 수급자다. 장애인의 국가 및 사회에 대한 요구사항은 1순위는 소득보장이 41%이고 2순위는 의료보장으로 27.6%로 나타났다.

6) 유니버설 디자인

유니버설 디자인은 영국의 셀윈 골드스미스가 1963년에 만든 개념이다. 그는 아홉 살 때 척수성 소아마비에 걸려 휠체어를 이용하게 되면서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라는 것을 떠올리게 됐다. 장애인이 이용하기 편리하게 특화된 기술도 있지만 어떤 경우는 장벽 없는 디자인이 더 좋은 대안이 된다. 장애나 성별, 나이와 인종에 상관없이 모두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모든 출판물을 점자나 소리 책으로 다양하게 제작하면 다른 구성원과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권까지 모두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7) 사례

가장 보편적으로 볼 수 있는 것으로 완만한 경사로 설치가 있다. 노약자와 자전거도 이동이 편하다. 2015년 프랑스 건축가 육 체로비츠는 색맹 색약인 사람을 위해 색 구분이 명확하도록 기존 지하철 노선도를 재구성하기도 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시계는 소리로 알거나 점자로 되어있는데 브래들리 타임피스는 시계 전면과 측면에 구슬을 부착해 그 위치로 시간을 읽을 수 있다. 비장애인에게도 인기 있는 디자인이라고 한다. 급수대나 쇼핑 카드 등은 높낮이 조절이 가능하게 제작되기도 했다. 둥근 원 손잡이를 잡을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 긴 막대형 손잡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다른 신체 부위를 이용해 수월하게 여닫을 수 있다.

8) 통합

자본은 사회 구조적으로 장애인을 분리한다. 그들은 노동의 주체가 되기 어렵다. 심한 중증 장애인일수록 분리는 더욱 심하다. 그들은 일상에서 다른 사람과 사회의 도움이 필요한데 지원은 충분하지 못하다. 장애인은 아무리 낮은 임금이라도 노동을 하고 보수를 받으면 사회의 지원이 끊긴다. 비장애인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장애인을 평가하는 것이 아닌 장애인 개개인의 능력에 맞는 일자리와 업무 환경을 제공해 노동권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의 특수교육은 통합으로 이루어진다. 일반 교실에서 전체 교육의 80% 이상을 듣는 장애 학생 비율은 60% 이상이라고 한다. 따돌림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어릴 때부터 통합교육을 해와서 장애에 대한 아이들의 이해가 높은 편이라고 한다.

9) 여전히 자유롭지 못한 이유

외국인이 한국에 오면 놀라는 것 중 하나는 장애인을 쉽게 볼 수 없는 것이라고 한다. 실제 등록장애인의 70.5%는 한 달에 다섯 번도 외출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동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여전히 휠체어는 버스 승차 거부를 당하기도 하고 지하철 리프트를 타다가 사고를 당하기도 한다. 지하철 엘리베이터가 아예 없는 곳도 있다. 서울 지하철 엘리베이터 설치율은 2020년 91.73였으며 2022년까지 모든 역의 엘리베이터 설치를 약속했다고 한다. 모두 이동권 확보를 위한 시위와 투쟁으로 얻은 결과다. 그럼에도 여전히 장애인이 편의 시설을 이용하는 모습은 많이 볼 수 없다. 관련 공적 서류를 준비하는 과정도 복잡하고 신청과정에서 수모를 겪기도 한다. 여전히 많은 편견과 싸워야 한다.

10) 누구나 아직일 뿐이다

여전히 장애에 무심한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비장애인은 현재 장애가 없는 사람일 뿐이다. 어느 날 갑자기 누구라도 장애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약자를 살피고 그들의 위험한 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모두의 권리가 올라가는 일이다. 단순한 편의의 문제가 아니다. 사람은 모두 태어난 모습 그대로 살고 존중받을 수 있어야 한다. 휠체어든 유모차든 당연하게 버스를 타고 어디든 다닐 수 있어야 한다. 특정 기관을 가야만 만나는 것이 아닌 어디에서나 사회의 일원으로 자연스럽게 마주할 수 있어야 한다. 장애인들이 사회에서 자주 보이고 사회와 소통해야만 우리의 인식이 더 개선될 수 있다. 다른 사람을 전부 이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편견 없이 동등하게 바라보려는 노력은 할 수 있어야 한다.

참고

1) <성우가 말하는 더빙이 있어야 하는 이유.jpg>, 에펨코리아 (링크)

2) <‘주토피아’ 성우가 말하는 ‘더빙이 필요한 이유’>, 서울식당 (링크)

3) 책 <장애인 없는 나라 장애와 비장애, 경계 무너뜨리기>

4) 책 <볼륨을 낮춰라>

5) <나, 이런 말까지 들어봤다, 53인의 농인/청각장애인들의 말말말>, 하개월 (링크)

6) <내가 지하철을 타겠다는데!!>, 씨리얼 (링크)

7) 이미지 출처: 커피에 반하다, 닉티비 (링크)

Written by LA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