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논 바라야는 현금 자산만 1조에 달하는 태국 상위 0.1% 부자라고 한다. 사용하는 휴대전화 가격만 1억이 넘고 억 단위의 슈퍼카를 장난감 수집하듯 구매한다. 자신만을 위한 리미티드 에디션 상품 구매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인턴 업무 중에는 곤란한 문제도 돈으로 해결하려 하기도 했다. 우리는 무엇이든 사고팔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부유함의 장점은 경제적인 것에 그치지 않는다. 도덕적 정치적 문제와도 이어질 수 있다.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많아질수록 소비 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더욱 살기 힘들어진다. 불평등이 깊어지는 진짜 이유 8가지를 알아보자.

1) 시장가치의 일상화

우리가 의식하든 못하든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모든 재화의 조건을 결정한다. 인간의 모든 행동과 결정 역시 시장 논리의 지배를 받는다. 문제는 재화를 분배하는 비시장적 방식까지 희미해지고 시장 논리로 대체된다는 점이다. 베커에 따르면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행복을 극대화할 목적으로 행동한다. 인간 행동의 경제학적 접근은 생사에 관한 결정부터 배우자 선택이나 물건 하나를 살 때도 적용된다. 일상에서의 시장 개념은 매우 강력해졌다. 사회문제 해결에도 금전적 보상이 사용되기도 한다.

2) 보상의 모순

인센티브는 물질적 추구와 거리가 먼 활동에도 가격을 매겨 도덕적인 의미와 가치를 퇴색시킬 수 있다. 행위에 대한 보상이 오히려 그 일을 억지로 하는 노동이자 짐으로 여기게 할 수 있는 것이다. 과정에서 진짜 의미와 재미를 발견할 수 있어도 보상이 끊어지면 멈추거나 잘못된 교훈을 얻을 수도 있다. 행위에 대한 보상이 순수한 내적 동기와 도덕성 모두 잃게 하기도 한다. 좋은 의도의 사회적 보상이나 상금도 단순히 목적달성을 위한 것이라면 단기적 효과에 그치기 쉽다.

3) 가치 상실

시장 가격은 개인의 능력도 반영한다. 돈을 내면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다. 공항 검색대를 먼저 통과하거나 사람 많은 여행지를 우선 입장할 수도 있다. 유리한 판결이나 정치적 영향력처럼 판매해서는 안 되는 대상을 거래하기도 한다. 잘못된 가치 평가에 불쾌함을 느끼는 사람도 많다. 어디까지를 개인의 자유로 볼 수 있는 걸까. 지나친 상업주의는 시스템은 개인을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내몰기도 한다. 사람이 재화가 되거나 개인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거래라 하더라도 그것을 선택하는 개인에게는 절실한 제안일 수 있다. 상업주의는 미덕의 가치를 상실하게 한다. 모든 이익에는 도덕적 판단의 대가가 따른다.

4) 죄책감을 돈으로 해결하는 사람들

시장은 사회규범에 영향을 준다. 장애인 주차구역 주차 벌금도 자신의 편의를 위해 기꺼이 낼 수 있다면 벌금은 단순히 비싼 주차비가 될 뿐이다. 주차공간을 차지한 것은 장애인의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고 장애인을 배려하고자 한 지역사회의 노력을 무시한 행동이다. 이스라엘의 한 어린이집은 부모들이 아이들을 늦게 데리러 오면서 교사 퇴근이 늦어져 벌금제도를 도입했다. 그랬더니 오히려 비용을 내면 누릴 수 있는 서비스라 여겨 아이를 더 늦게 데리러 오는 경우가 늘었다고 한다. 벌금을 요금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5) 벌금과 요금의 차이

벌금은 도덕적으로 승인받지 못 하는 행동에 대한 비용이며 요금은 도덕적 판단이 배제된 단순한 가격이다. 문제는 모든 것을 돈으로 해결하려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벌금을 요금으로 대할 때 벌금이 나타내는 규범을 무시한다. 일부 부유한 운전자들은 과속 범칙금을 자신이 원하는 만큼 운전하는 비용으로 여기도 한다. 이런 태도에 핀란드 법률은 속도 위반자의 수입에 비례해 벌금을 부과한다. 과속한 부자가 수익 감소를 증명해 벌금 액수를 줄인 일도 있다. 위험한 행동으로 발생한 비용을 위반자의 상황에 맞는 벌금으로 처벌한 것이다.

6) 도덕적 혼란

시장은 도덕적 혼란을 부추긴다. 기업은 돈으로 탄소 배출권도 사고팔 수 있다. 고가의 연회비를 내는 환자들은 의사의 전화번호와 전담 진료를 제공하고 진료우선권을 준다. 일부 교도소는 돈을 내면 혼자 조용히 지낼 수 있는 감방으로 이동할 수 있다. 교묘한 형태의 권리는 수요가 있는 어느 곳이든 존재한다. 시장은 훌륭한 선택과 아닌 선택을 구분하지 않는다. 거래는 교환 대상에 서로 어떤 가치를 두는지에 달린 것이다. 도덕적 부담을 이겨내고 자신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기회를 누릴 것인지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다. 보편적 정당성은 사라지고 있다. 당장은 문제가 안 되는 듯해 보이는 결정이 전체적인 상업화에 주는 영향이나 사회 전체에 주는 피해가 커질 수 있다.

7) 스카이박스화

철저히 시장의 힘에 의존하는 시대에서는 경제적 여유에 따른 불평등이 더욱더 깊어질 수 있다.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많아질수록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서로 마주칠 기회도 줄어든다. 불평등이 심화하면서 부유한 사람과 아닌 사람들의 삶이 점점 분리되며 ‘스카이박스’화 되고 있다. 스카이박스는 스포츠 경기장 높이 위치한 고급 관람석으로 계층 간 차이를 더욱 부각시킨다. 함께 하지 않고 올려다보거나 내려다보는 것이다. 이런 모습은 사회 전반적으로 나타난다. 서로 다른 장소에 살고 일하며 생활하고 아이들 역시 서로 다른 학교에 다니는 것이다.

8)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

우리는 돈으로 살 수 없는 도덕적 가치에 더욱 주목해야 해야 한다. 돈으로 산 명예나 우정과 사랑은 피상적이며 사라지기 쉽다. 시장이 해결할 수 없는 많은 사회문제를 이타심으로 대할 수 있어야 한다. 이타주의, 관용, 결속, 시민 정신은 사용할수록 더 발달하고 강해진다. 민주주의는 완벽한 평등이 아닌 공동체적 생활을 공유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회적 위치와 배경, 태도와 신념이 다른 사람들이 함께 생활하며 마주하고 부딪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서로의 차이를 견뎌내고 협상하며 공공선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 경제는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기 위한 상호작용이며 생활방식이다. 우리는 그 안에서 도덕적 가치를 지키는 거래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참고

1) <태국 금수저의 막내 인턴 체험>, 개드립 (링크)

2) 패션브로 시즌2, tvN (링크)

3) 책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4) 이미지 출처: 오 주인님, MBC (링크)

Written by LA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