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이 딱하다고, 불쌍하다고 함부로 돈 빌려주면 안 된다. 특히 친구처럼 가까운 사이일 때 금전 관계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여러 커뮤니티에 단골로 등장하는 소재가 있는데, 바로 ‘OO 만원 빌려 가고 몇 년째 안 갚는 친구 때문에 짜증 납니다. 손절해야 할까요? ‘. 처음에 어려운 친구가 돈을 빌려 갈 땐 세상 가엾고 불쌍한 태도로 접근한다. 친구의 딱한 사정에 마음이 흔들려 선뜻 자신도 넉넉하지 않은 상황인데 돈을 빌려준다. 그러나 돈 받을 때가 되면 빌려 간 사람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보통 열에 아홉은 잠수를 타거나 연락을 무시한다.

우리는 ‘정’ 때문이라는 말로 잘못된 인간관계를 포장할 때도 있다. 은연중에 자신을 이용하고 깎아내리는 친구가 있는데, 오랫동안 알고 지냈다는 이유로 아무렇지 않게 넘어간다. ‘학생 때부터 나랑 친하게 지냈는데, 설마 나를 바보 취급하겠어?’라며 쎄한 느낌이 와도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그러나 사람은 본능적으로 이용할만한 사람을 정확히 알아본다. 이 사람과 만나면 언제든 돈을 빌릴 수 있고, 제때 안 갚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저절로 하게 된다. 다만 이런 사람 취급을 받는 본인 자신만 모를 뿐이다.

인간관계는 상대와 내가 동등한 위치에 있어야 원만하게 유지될 수 있다. 나는 친구를 구원해주는 수호천사가 아니다. 똑같은 사람이다. 아무리 불쌍해 보여도 함부로 다 퍼주면 안 된다. 그래도 너무 사정이 딱해 도와주고 싶다면, 자신이 손해 보지 않는 선에서 할 필요가 있다. 없어도 괜찮을 돈, 당장 불태워도 아깝지 않을 돈이 있을 때만 도와주자. 자기 몫을 먼저 챙기고 남을 돌아보는 것이야말로 지혜롭게 선행을 베푸는 방법이다.

참고

1)자꾸 돈빌려달라는 친구랑 절교방법 알려주세요, 네이트판 (링크)

2) 이미지 출처: 롤러코스터 2, tvN

Written by H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