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이혼을 결정한 부모님 앞에서 자식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간 힘든 결혼생활을 이어왔다는 걸 모르는 것 아닌데도 마음은 설명하기 어렵고 혼란스럽기만 하다. 지금까지의 인생을 전부 부정당하는 듯한 기분은 자식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모든 이별 과정에서 부모가 느끼는 감정은 자녀에게도 전해진다. 자식은 어른이 되어도 아프다.

살아가면서 문제는 계속 벌어지고 더는 참지 못하는 순간이 오기도 한다. 이혼을 결심하면 서둘러 끝내고 싶어도 막상 그러지 못할 때가 있다. 혼자 결정할 수 있는 건 의외로 많지 않고 자녀가 어리면 대부분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그냥 지내게 된다. 결정적인 사건 없이도 작은 갈등을 풀어가지 못하면 성격 차이로 끝내 이혼하기도 한다. 늦기 전에 빨리 헤어지는 부부들도 있으며 참을 만큼 참고 버티다가 졸혼이나 황혼이혼을 하기도 한다. 어느 시기든지 이혼은 결단해야 가능하다. 이혼 과정은 순조로울 수도 아닐 수도 있다.

법정에서는 사건을 다루는 경우 미성년 자녀들을 ‘사건본인’으로 표현한다. 그만큼 자녀를 이혼과 직접적인 관련 있는 당사자라고 보는 것이다. 그럼에도 자식은 결정에는 소외되는 경우가 많고 아무 잘못이 없는데 가장 많은 상처를 받아야 한다. 부모가 분노에 휩싸여 자녀에게 신경 쓸 여력이 없을수록 아이의 상처는 깊어진다. 진짜 자녀를 위하기보다 상대에게 지기 싫은 마음으로 서로 상처 주는 경우도 많다.

부부관계는 이혼으로 끝나는 듯해도 자녀는 부모 각자와의 인연을 이어나가게 된다. 서로에 대한 불편함과 악의가 여전히 남아있다면 자녀는 이혼 후에도 계속 상처받는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자녀의 잘못은 없다. 자녀를 정말 위한다면 서로에 대한 감정을 걷어내고 아이 앞에서만큼은 상처 주는 행동에 주의해야 한다. 자녀가 어리다면 더욱이 면접 교섭권으로 상대를 괴롭히거나 만나는 날에도 서로 날을 세우며 싸워서는 안 될 것이다.

이혼은 새로운 삶을 살겠다는 인생의 큰 결단이다. 이혼하고 정서적 안정을 찾아가는 사람들도 많고 오랜 혼인 생활 끝에 이혼해도 친구처럼 서로 챙기며 왕래하는 사람들도 있다. 관계의 여유를 찾는 또 다른 전환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자식으로서 마음이 안 아플 수는 없겠지만 자신을 살필 정신적 여유를 가지신 것에 감사하며 부모님의 용기를 응원할 수 있었으면 한다.

참고

1) <쇼윈도 부부였던 부모님이 오늘 이혼했는데 눈물이 나여>, 82쿡 (링크)

2) 책 <이제 나를 위해 헤어져요>

3) 이미지 출처: 밥이 되어라, MBC (링크)

Written by LA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