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정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 특징이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려고 해서가 아닐까? 영어 외의 외국어를 배워보면 새로운 사실을 깨닫게 된다. 영어에 대한 완벽주의에서 벗어나 실제 ‘도구’로써 영어를 쓰기 위한 실력향상에 집중해야 한다는 사실 말이다. 영어 실력 향상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알아두면 좋을 3가지에 관해 지금부터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첫째, 스페인어는 영어보다 발음과 문법이 쉽다.

스페인어 공부를 시작한 지 반년이 넘었다. 사실 하루 쏟은 시간이 3~10분 미만이라 시간으로 따지면 보통이면 1달이면 배울 내용을 이렇게 오랜 기간 끌고 있는 게 뭐 대단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스페인어 공부를 시작하면서 나의 영어 노출 빈도는 더욱 높아졌다. 이게 참 아이러니한데, 나는 개인적으로 영어 실력이 좀처럼 늘지 않는 사람들에게 스페인어 공부를 시작해보는 걸 권하고 싶다. 그 이유에는 3가지가 있다. 하나, 영어보다 발음이 직관적이다. 둘, 문법이 의외로 쉽다. 셋, 영어를 다시 보게 된다.

우리가 영어에 자신감을 갖지 못하는 이유는 외국인을 만났을 때 유창하게 나오지 않은 문장과 자신 없는 발음 때문인 경우가 많다. 언어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틀려도 계속 내뱉어보며 써보는 연습이 필요한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타인의 영어 발음에 굉장히 민감하다. 자신 없는 상태로는 영어가 늘 기회조차 만들어내지 못한다. 그런 의미에서 스페인어는 직관적인 발음이라 할 수 있다. 발음이 이상하다고 뭐라고 하기보다 더 과장되게 발음하고 싶어지는 재미(?)가 있다. 게다가 스페인어는 평서문의 앞뒤에 물음표(엄밀히 말해 문장 앞에는 뒤집힌 물음표 기호)를 붙이고 말끝을 올리면 의문문이 된다. 이런 문법에 대한 쉬운 접근도 스페인어를 처음 배우게 된 수많은 원인 중 하나가 되었다.

스페인어는 중국어 다음으로 가장 많은 이들이 모국어로 사용하는 언어다. 영어가 세계 공용어긴 하지만 스페인어를 배워둬서 나쁠 건 하나도 없다는 이야기다. 스페인어를 공부할 수 있는 툴은 다양하게 많다. 영어권에서도 스페인어를 배우려는 이들이 많으니 영어로 된 스페인어 공부 유튜브 등을 이용하면 영어 공부 겸 스페인어 공부를 할 수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듀오링고라는 앱으로 영어로 스페인어를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공부하고 있다. 재미 삼아 매일 하다 보니 이제는 스페인어가 친숙하게 느껴질 정도다. 이처럼 언어 공부에서 재미는 필수다. 영어를 딱딱한 공부로 접근하고 있다면 좀 더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 할 때가 아닐까?

둘째, 언어를 배우는 ‘진짜’ 목적에 집중한다.

내가 스페인어를 배우고자 마음먹게 된 계기는 백종원의 영향이 크다. 그는 음식에 관한 중국어는 굉장히 유창하다. 그 외 나라에 가서도 기본적인 ‘음식에 대한 대화만’은 현지 언어로 잘한다. 하지만 그 외의 주제가 나오면 전혀 모른다고 백종원은 말한다. 사실 우리가 언어를 잘하게 된다면 모든 분야의 대화를 잘할 필요는 없다. 내 관심 분야만 유창해도 자신감은 올라가지 않을까? 처음 듣는 단어가 있다면 그 순간 물어보고 배우면 되기 때문이다. 나의 관심 분야 역시 미식이다. 현지에 가서 로컬 맛집 주인장이나 요리 대가 할머니한테서 맛의 비법을 전수받고 싶다. 음식은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음식 문화의 힘이 나를 매료시켰다고도 볼 수 있다. 이처럼 각자 자신이 그 언어를 배우는 ‘진짜’ 목적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 막연히 ‘영어를 잘하고 싶어서’, ‘영어를 잘하면 취직이 잘 되니까’와 같은 목적은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걸 기억하자.

셋째, 방법론보다 정보 찾기의 도구로 접근한다.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고 믿고 있지만, 사실은 영어 방법론이나 영어 강의를 ‘보는 것’에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정보를 주입하기만 하는 것은 실제로는 뇌가 멍한 상태인 것과 마찬가지다. 우리가 유명인의 감동적인 연설을 봐도 그 내용을 다시 설명해보라고 하면 버벅거리듯이 말이다. 언어는 결국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내가 그 도구로 무슨 정보를 알고 싶은 건지,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지에 집중해야 한다. 언어 공부도 결국 자신에 대한 메타인지가 높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걸 잊지 말자.

언어 공부에 구체적이고 정량화할 수 있는 목표가 없다면 실력 향상이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다. 다들 영어를 ‘막연히’ 잘하고 싶어 한다. 영어를 잘하고 싶은 자신만의 이유를 좀 더 명확히 하고, 구체적인 목표와 기간을 정해서 나아가보자. 그렇게 작은 목표들을 성취해나가다 보면 점점 재미와 자신감이 붙지 않을까?

참고 :

영어가 우월한 점.jpg, 에펨코리아 (링크)

Written by 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