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전된 기술 속에서의 생활이 당연해진 나머지, 우리 모두 호기심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화성 착륙 성공에 왜 일부 사람들이 열을 올리는지, 왜 일론 머스크는 그토록 화성에 가고 싶어 하는 건지 별로 안 궁금한 사람이 우리 주위에는 오히려 많지 않을까? 하지만 우리 삶에서 호기심은 무척이나 중요한 요소다. 지금부터 왜 호기심을 계속 가져야 하는지 그 3가지 이유에 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첫째, 당연하다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궁금하지 않다.
사실 위의 정보를 접하기 전에 나 역시, 화성 탐사에 대해 별로 궁금하지 않았다. 나의 삶과는 동떨어진 듯한 느낌을 받았고 알아도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당연하다는 마음은 우리 시야를 좁게 만든다. 호기심을 잃는다는 건 치명적이다. 아무것도 궁금하지 않게 된다는 것은 그 어떤 것을 봐도 경이로움을 느낄 수 없다는 얘기와도 같다. 우리는 엄청난 기술발전을 통해 지금의 편리함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그게 어떻게 만들어졌고 왜 그래야만 하는지 모른다면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폭 역시 좁아지지 아닐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왜 지금 기술로도 화성 탐사가 쉽지 않은 걸까?’라든지, ‘화성에 가려면 얼마나 걸리는 걸까?’, ‘화성에 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등의 질문을 던지다 보면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게 다가온다. 호기심은 인간의 본능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걸 점점 잃어가고 있다. 아무것도 궁금해하지 않다 보면 그 어떤 것에도 재미를 못 느끼는 사람이 될 수도 있음을 기억하자.
둘째, 아는 만큼 보인다.
이미 드론 기술도 충분히 발달한 것 같은데 왜 화성 착륙이 그렇게 어려운 걸까? 화성 표면에 탐사선을 착륙시키는 건 위험하고 매우 복잡한 임무라고 과학 작가인 마이클 디오다티는 말한다. 그 이유는 ‘행성 주위 궤도 진입’과 ‘표면 착륙’이라는 두 가지 힘든 임무 때문이다. 1960년부터 지금까지 46개의 탐사선이 화성으로 발사되었다. 가장 최근 탐사선은 2021년 2월에 성공적으로 화성에 착륙했고 이는 지구에서 출발하고 나서 도착하기까지 6개월 이상 걸렸다. 46번의 시도 중 23번의 실패가 있었다고 한다.
화성에 도착하는 게 어려운 이유는 임무마다 2년 정도 간격이 발생하기도 하고 화성과 지구는 서로 다른 속도로 공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냥 화성 근처로 가서 떨어뜨린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화성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타원 궤도를 따라가야 한다. 이건 미식축구에서 동료가 있는 지점으로 공을 던지는 게 아니라 달리는 선수가 궤적을 넘을 때 더 앞으로 나아갈 지점까지 계산해서 공을 던져야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거리 계산이나 타이머 설정 실패로 인해 오차가 생기면 대기권 진입 과정에서 파괴될 수 있다. 또는 부정확한 데이터로 인해 우주선이 표적을 놓쳐 우주에서 길을 잃거나 화성 대기권에 진입하고 지상으로 추락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게 순조로웠다고 해도 착륙에서의 문제도 있다. 일단 무선 신호의 지연이다. 지구에서 화성으로 명령을 보내는 데 평균 12.5분, 귀환 신호를 받는 데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모든 절차를 자동화해야 한다. 지구로부터의 개입은 전혀 불가능하기 때문에, 화성 대기권 진입과 착륙 사이의 시간 간격은 ‘공포의 7분’이라는 별명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화성에서 오는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지구인들에게는 수년간의 설계, 수억의 투자, 그리고 전체 경력의 성패가 달린 끝없는 시간이 있다. 지상 9~10km 상공에서는 하강을 추가로 제어하는 작업을 보조 낙하산으로 해야 하는데 화성의 대기는 지구보다 훨씬 더 희박하다. 화성 지상의 대기밀도는 고도 35km의 지구 대기 밀도와 일치한다고 한다. 낙하산의 효과가 제한적이고 또 다른 제동 장치가 없으면 이 또한 화성 표면에서 산산이 조각나게 된다. 그래서 2km 상공에서 작동하는 역 로켓이 장착되어야 한다.


이 모든 걸 알게 되니 왜 그렇게 다들 기뻐했는지 그제야 이해가 되었다. 역시 모든 건 아는 만큼 보인다.
셋째, 배우려는 의지가 없는 인간은 소비자로 전락한다.
시간이 없다고 하지만 우리에게 없는 것은 시간이 아니라 큰 숲을 보려는 의지가 아닐까 싶다. 눈앞에 닥친 일만 한다면 잘못된 판단을 내릴 확률이 높아진다. 우리의 관심을 빼앗아가려는 수많은 유혹을 물리칠 수 없는 사람은 평생 소비자로만 머무를 수밖에 없다. 무언가를 궁금해하고 배우려는 인간은 주체적인 선택을 내릴 수 있다. 스마트폰을 켜면 자동으로 뜨는 뉴스 기사, 타인의 삶을 엿볼 수 있는 SNS 피드, 수많은 광고에 우리 시간을 수동적으로 빼앗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 변화가 필요할 때다.
하루하루 바쁜 삶을 사느라 책을 읽을 시간도 우주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내기도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호기심을 잃지 않는다면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호기심을 가지고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지는 순간, 우리는 좀 더 많은 여유를 느끼고 더 큰 숲을 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참고 :
1) 인류가 최초로 찍은 화성의 근접 사진과 지금, 루리웹 (링크)
2) Why Is It so Hard to Land on Mars?, Medium (링크)
3) Highlights From NASA’s Successful Landing on Mars, 뉴욕타임즈 (링크)
Written by 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