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한국에 살다 보니 계절 변화에 잘 적응하는 게 이렇게 대단한 일인지 몰랐다. 외국인이 한국 관련 콘텐츠를 제작할 때 공통으로 했던 말이 생각난다. “오! 한국은 날씨가 추울 땐 너무 춥고 더울 땐 너무 더워요!” 계절이 하나 밖에 나라로 해외여행을 해 본 분들은 안다. 한국인만큼 동작이 빠르고 준비성이 철저한 민족이 없다는 것을.

도대체 한국인에게 어떤 비밀이 있길래 이렇게 높은 적응력을 가질 수 있었을까?

추측하건대, ‘빨리빨리 문화’가 한몫한다고 생각한다. 산업화 이전 한국은 빨리빨리 와는 거리가 멀었다. 심지어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인들은 ‘조선인은 동작이 느려서 문제다’라는 말까지 했다. 그러나 산업화 이후 경제성장을 위해 항상 빠른 속도로 일을 해야 했고, 이후 한국은 자연스럽게 빨리빨리 문화가 형성되었다.

한때 이것은 ‘사람들에게 여유를 주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최근 4차산업혁명 시대에 재평가받기 시작했다. 기술 주기가 점점 짧아지는 이때 필요한 것은 완성도에 집착하는 장인정신이 아니라 빠른 적응 능력이다.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조스는 이렇게 말한다. “90% 완성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70% 완성될 때 의사결정을 내려라. 4차 산업혁명에서는 완벽보다 빠른 결정과 빠른 수정이 급선무다”

우리는 빨리빨리 문화를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 이것은 4차 산업혁명에 융화될 수 있는 최고의 무기다. 여기 사는 국민들만 잘 모를 뿐, 생각보다 한국인은 잠재력이 많다. 우리가 이런 장점을 알고 극대화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발한다면, 그 어떤 선진국에 뒤지지 않는 나라가 될 것이다.

1) 한국에서 이상 기후를 잘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 웃긴대학 (링크)

2) 이미지 출처:  [렌즈로 본 세상] 교복이 된 롱패딩 , 주간경향 (링크)

Written by H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