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YP의 성공은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이미 외국인 멤버들을 포함한 트와이스를 넘어, 최근에는 일본인 멤버만으로 이루어진 ‘니쥬’라는 그룹이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에서는 JYP 소속 여성 그룹뿐만이 아니라 제작자이자 아티스트인 박진영 본인까지 큰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일본 잡지 <닛케이 엔터테인먼트>에서 분석한 JYP 기획사의 성공 비결인 제작 활동 계획 3단계에 관해 지금부터 살펴보려고 한다.
첫 번째 단계, 한국 가수를 해외에 진출시킨다.
그 대표적인 가수로 비와 원더걸스를 들었다. 기사에는 1997년부터 2015년에 걸친 연도표를 통해 그 긴 역사를 간략하게 보여주고 있다. g.o.d, Joo, 2AM, 2PM, Miss A 등의 정보는 물론, 배용준과 함께 공동제작했던 드라마 ‘드림 하이’에 대한 정보도 꼼꼼하게 적혀있다. 박진영이 원더걸스 미국진출을 위해 준비하다가 2008년에 리먼 쇼크 사태로 예정되어 있던 예산이 취소된 정보까지 말이다. 이 시기에 SM엔터테인먼트에서 BoA, 신화, 동방신기가 일본에 진출한 점도 놓치지 않고 언급하고 있다.
두 번째 단계, 한국과 해외 가수를 합쳐 하나의 그룹을 만들어 해외로 진출한다.
해외 공연을 할 때 그 나라 문화에 대한 이해가 깊은 멤버가 있으면 해외 팬과 깊은 교감을 나눌 수 있다는 게 해외멤버 영입의 가장 큰 이유였다. 가장 먼저 시도한 게 2PM의 닉쿤이었고 2010년에 중국인 멤버와 한국인 멤버로 구성된 miss A가 데뷔하게 된다. 그다음부터는 갓세븐이나 트와이스와 같은 다국적 그룹이 계속해서 등장했다.
세 번째 단계, 해외 인재만으로 팀을 결성해서 해외를 공략한다.
소니 뮤직과 JYP 기획사의 공동제작인 Nizi Project(NiziU: 니쥬)의 오디션 필수 응모 조건은 국적은 상관없지만, 일본어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하와이와 LA에서도 오디션을 열었다. 이런 박진영의 로컬라이즈 전략은 일본에서 ‘한류 3.0’이라고 불리고 있다. 니쥬이전에 2018년에는 BOY Story라는 보이그룹을 중국에 데뷔시켰다고 한다. JYP 차이나와 중국의 텐센트 뮤직 엔터테인먼트가 힘을 합친 프로젝트다. SM 엔터테인먼트도 일본, 동남아시아, 북미, 유럽, 아프리카까지 파생 유닛 그룹을 확장하겠다고 발표했다는 내용까지 다뤘다.
일본인으로만 이루어진 JYP 소속의 니쥬는 제3단계에 해당한다. 하지만 로컬라이즈 프로젝트에서 니쥬의 경우는 조금 특별하다고 말한다. 데뷔 전 멤버의 성장과 합격 여부를 시청자가 함께 응원하는 형태의 프로그램은 우리나라에서는 꽤 자주 나왔었다. 빅뱅 데뷔 전 모습을 다룬 YG의 ‘리얼다큐 빅뱅’, 트와이스 데뷔 전 멤버 선발을 다룬 ‘식스틴’, 여러 소속사 연습생들로 YG 프로젝트 그룹을 만들겠다고 해서 인기를 끌었으나 여러 소속사가 얽힌 관계로 문제가 복잡해지는 바람에 데뷔가 무산되어 욕먹었던 ‘믹스 나인’, 그리고 ‘프로듀스101’ 등과 같은 데뷔 전 경연 프로그램이 국내에서는 많이 나와 인기를 끌었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그런 시도가 이렇게까지 다양하게 있진 않았다. 일본에서 예전에 큰 인기를 끌었던 AKB48도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아이돌과 성장을 보여주려는 점에서 비슷한 맥락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팬층 자체가 다르다. 남성 위주의 팬층이 다수인 AKB48과는 달리, 니쥬의 경우 10~20대 젊은 팬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했던 오디션 프로그램 형태에 일본 시청자와의 교감을 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약자가 성공하기를 바라는 심리 또는 그를 응원하는 현상을 말하는 언더독(underdog) 효과는 일본에서 특히 강하다. 그런 점도 니쥬의 인기 요인에 한몫했다고 볼 수 있다.
해외에서 우리나라 기획사의 전략을 분석한 기사를 보면서 JYP의 끊임없는 시도에 감탄을 하게 되었다. 대략적으로는 알고 있었던 내용이었지만 이렇게 해외기사를 통해 알게 되니 감회가 새로웠다. 일반 대중은 성공한 부분만 기억하지만 이런 성공을 얻기까지 계속되는 도전과 실패, 그리고 또 새로운 혁신을 위한 투자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었다는 것을 다시금 알 수 있었다.
BTS, 블랙핑크 등 여러 국내 아티스트들의 세계적인 성공을 보면서 마냥 국뽕에 취할 게 아니라, 이걸 이뤄내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시도와 끊임없이 공부했는지를 기억해야 한다. 해외에서 분석한다는 건 그에 맞서는 전략을 세워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선전포고와도 같다. 문화 콘텐츠야말로 전 세계를 아우를 수 있는 강력한 힘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참고 :
1) NiziU는 제3단계, JYP 엔터테인먼트의 활동 계획을 분석하다, 닛케이 엔터테인먼트 (링크)
2) 이미지 출처 : JYP 엔터테인먼트 (링크), (링크), (링크)
Written by 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