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 언어발달에서 대개 20개월부터가 언어의 폭발기라고 한다. 박정아 딸 아이의 언어발달이 또래 아이들치고 엄청나게 빠른 편이라 나 역시 보면서도 깜짝 놀랐다. 아이마다 다르기 때문에 평균이라는 걸 말하는 게 의미가 없는 일이지만 많은 부모님이 평균에 목을 맨다. 지금부터 아이 부모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모두 가지고 있는 평균에 관한 오해에 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첫째,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다.
<평균의 종말>에서는 들쭉날쭉의 원칙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공격성이나 소극적인 성격 등 어떤 특정한 성향도 맥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다수의 사람 사이에는 활달한 아이가 수학 선생님의 개인지도 아래에서는 소극적인 성향을 보일 수도 있다. 어른들에게는 공격적인 성향을 띠는 아이가 또래 아이와는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기도 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어떤 사람의 성향도 맥락에 따라 다르게 봐야지 그 아이의 성향은 어떻다고 규정짓는 게 위험하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것 자체가 이런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특정한 성향의 아이가 되길 바란다면 과연 부모인 자신은 그런 사람인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박정아의 딸 아이가 아주 작은 일에도 감사함을 표현한다는 건 집안에서도 그렇게 말을 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혹여나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걸로 한 사람의 전체를 파악할 수 없다는 것부터 부모가 스스로 인지해야 한다.
둘째, 평균은 환상이다.
1940년대 말, 미국 공군에서 심각한 전투기 사고가 발생한다. 이에 대한 원인을 20년 전 제작한 평균 신체 치수에 맞춘 조종석이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미국 공군은 당시에 4천여 명에 달하는 현역 조종사들의 신체 10항목의 평균치를 내어 평균을 위한 조종석을 설계했었다. 하지만 사고 후 개개인의 수치와 평균적 조종사의 수치와 비교해보니 어떤 항목에서도 평균치에 드는 조종사는 단 한 명도 없었다는 게 밝혀진다. 평균을 기준으로 설계했지만, 누구에게도 맞지 않는 조종석을 설계한 셈이 되었다. 뼈아픈 실패를 겪고 나서 공군은 조절이 가능한 좌석을 새롭게 개발하게 된다. 이게 이후 자동차 좌석의 표준이 되기도 했다. 이처럼 우리가 평균이라고 믿고 있는 수치는 환상에 불과하다. 평균보다 높다고 해서 우쭐해 할 필요도 없고 평균보다 낮다고 좌절할 필요도 없다.
셋째, 비교와 평균은 우리의 가능성을 제한한다.
비교는 ‘비’참해지거나 ‘교’만해질 뿐이다. 평균 역시 교육기관이나 기업, 정부에서 비효율성을 배제하기 위해 도입했다. 하지만 이제 많은 기업이 등급이나 평균을 통한 채용방식을 배제한 지 오래되었다. 평균의 함정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할 때임을 알아야 한다. 평균주의식 사고는 다양한 개개인성을 살리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제약한다는 걸 기억하자.
결혼생활도 쉽지 않지만, 육아는 또 다른 고충이 있다. 하지만 부부가 서로 어떻게 이 난관을 함께 헤쳐나갈지에 대한 전략을 제대로 세운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 너무 많은 정보에 휘둘려 중요한 것을 놓친다거나, 금전적인 것만 해결되면 된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육아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계속해서 성장하는 부모라는 걸 기억하자. 아이는 부모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고 눈부신 존재다. 괜히 아이는 부모의 스승이라는 말이 있는 게 아니다. 육아에서도 평균주의식 사고에서 벗어나야 하듯, 결혼 생활에서도 맥락에 따른 이해를 하고 ‘잘 싸우기 위한’ 전략을 세운다면 현명하게 헤쳐나갈 수 있지 않을까?
참고 :
1) 21개월 된 쥬얼리 박정아 딸 화법 수준, 에펨코리아 (링크)
2) 평균의 종말, 토드 로즈
3) 결혼학개론, 벨린다 루스콤
4) 이미지 출처 : 편스토랑, KBS
Written by 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