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에게 결벽증으로 더 익숙한 강박증은 자신의 불안을 떨쳐내기 위해 반복적인 생각과 행동에 집착하는 고통스러운 의식적 행동이다. 정리정돈이나 수집 같은 특정한 자신만의 의식을 치르지 못하면 심한 불편감을 느껴 헤어나오기 힘들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을 어리석음이나 과민한 성격 때문으로 봐서는 안 된다. 불안 상황에서 안도감을 찾기 위해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적응 행동이기 때문이다. 극심한 강박 장애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1) 강박 장애가 생기는 이유

많은 사람이 강박 장애에 취약한 유전적 특성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비교적 소수만이 임상적 수준의 강박 장애를 겪게 된다고 한다. 생물학적 소인이 강박 장애의 기초를 제공했을 것이고 발달과정에서의 개인적인 변인들이 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장애 발생에 기여했다고 본다. 성장 과정에서 개인이나 가족의 잘못이나 실수로 인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 여러 연구에서 정상인의 90퍼센트 이상이 강박사고와 같은 선상에 있는 혐오나 부적절한 침투적 사고를 한다고 했다. 강박 장애와의 차이는 양적인 면에서의 차이지 질적인 면에서의 차이가 아니었다고 한다. 강박 장애가 지속시간이 길고 경험 빈도가 높은 것이다. 불안과 수치심을 느낀다는 것은 바른 마음이 살아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2) 강박 장애의 문제 신호

문제 신호로 무의미한 행동이나 일상적 행동의 과도한 반복, 자신의 판단에 끊임없는 의심과 확인, 간단하고 일상적인 일과에도 오랜 시간 소요, 항상 경직되어있고 지쳐 보인다는 특징이 있다. 전반적으로 행동이 느려지고 작은 일이나 세부사항에 지나친 노력과 주의를 기울이기도 한다. 적절한 수면이 어렵고 주의집중에 어려움을 보이며 매일의 삶이 투쟁처럼 힘들어진다. 과도한 회피행동을 보이거나 자기 생각에 비합리적인 적인 두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단순히 넘기지 않고 문제 신호를 신속하게 감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3) 본격적인 증상

강박적 반복 확인, 강박적 저장, 강박적 정리정돈, 강박적 수집도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특별한 것을 모으는 일반적인 수집과 다른 점은 불편감의 크기와 중요도와 사소함에 있다. 강박적인 반복, 강박적 지연, 병에 대한 두려움, 자기 기억 불신, 오류처리나 의사 결정 시 우유부단함,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도 내적으로 숫자를 세거나 기도를 외우는 현상들이 일어나기도 한다. 증상과 양상은 매우 다양해서 모든 사례를 한 번에 다 다룰 순 없다.

강박 행동은 시간 소모가 크고 과도하고 비합리적인 것을 자각하지만 멈출 수 없다. 심한 경우 강박 행동과 여섯 시간 이상 씨름하는 사람도 있다. 한 환자는 옷에 유리 조각들이 붙어있다는 생각에 끊임없이 옷을 확인한다거나 극단적인 한 치료사례로 아이와 둘이 있을 때 아이를 찌르는 사고를 멈출 수 없는 엄마도 있었다. 일상적인 지연 행동으로 양치 30분 면도 1시간 목욕할 때 두 시간이 걸리는 사람이 있다. 직무에서도 지나치게 꼼꼼한 수행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4) 스스로 할 수 있는 행동 치료

회피는 악순환을 부른다. 스스로 불안 자극에 노출되고 강박 행동에 대한 압박을 참아내야 한다. 불안 목록을 작성하고 각 항목에 얼마나 심한 불안감을 느끼는지 점수를 부여해 작은 것부터 시작해 불안 수준을 높여가며 자극을 직면해야 한다. 불안 수준이 떨어질 때까지 연습을 이어가야 하며 실제 노출을 견디기 어렵다면 이미지 기법을 사용한다. 여러 연구 결과에 의하면 단시간의 노출보다 장시간의 노출이 치료 효과가 크다고 한다. 날마다 한두 시간 정도의 연속적인 시간을 마련하는 게 좋다. 불안감이 떨어질 때까지 중단하지 않아야 한다. 긴 시간 증상을 겪으면 무기력해질 수 있으므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 중요하다.

5) 행동의 속성을 변화시킨다

즉각적인 강박 행동은 둔화시키거나 수행 시간을 변경하거나 행동 패턴에 다른 변화를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마음의 소음에 직면해 강박사고를 종이에 써보는 것도 도움 된다. 단편적인 문장이나 이미지가 될 수 있다. 음성으로 녹음해서 듣는 것 또한 불안 자극의 노출이 될 수 있다. 녹음한 걸 들을 때는 다른 강박 행동을 같이하면 안 된다고 한다. 두려움과 고통에 대한 내성을 늘려가며 인내하고 수용할 때 불편감이 감소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여러 치료 연구 결과에 의하면 강박 장애 환자의 80%가 행동 치료를 통해 의미 있는 증상 감소를 보였다고 한다. 또 다른 연구 결과로 행동 치료는 항우울제 약물치료와 비교했을 때 효과가 떨어지지 않는다고 보았다.

6) 가족이 알아야 하는 것

가족이 강박 증상에 비판하거나 경멸적인 시선을 보내서는 절대 안 된다. 이해받지 못한 서러움은 더욱 심한 원망과 좌절감을 느끼게 한다. 가족 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강박 증상은 더욱 악화할 수 있다. 강박증에 대한 정확한 지식에 근거한 공감적인 수용으로 협력해야 한다. 상황적으로 스트레스가 많은 기간에는 일시적으로 증상이 악화할 수도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강박사고의 주의 전환을 돕고 작은 긍정적인 변화에도 기뻐하며 격려해주어야 한다. 가족의 따뜻한 지지는 자존감의 바탕이자 힘든 치료과정의 원동력이 된다. 

참고

1) <가끔 보이는 강박증>, 에펨코리아 (링크)

2) 책 <강박장애>

3) 이미지 출처: SBS 드라마 (링크)

Written by LA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