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대 미혼남의 고백’이라는 제목의 글이 한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었다. 결혼한 사람은 미혼을 부러워하고, 미혼인 사람은 결혼한 이들을 부러워하는 걸 당연하게 바라봐야 하는 걸까? 결혼과 미혼에 대해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생각 3가지에 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첫째, 외로움은 예로부터 당연한 감정이었다.
<테크 심리학>의 저자는 외로움이 16~17세기에 와서야 그 감정이 언어로 구현되었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외로움을 신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다. 현대에 특히 외로움에 대해 더욱 위험하다는 인식과 불안감이 더해졌는데 인간은 철학적으로도 어느 정도 자발적인 고독을 의미하는 Solitude가 필요하다. 소셜 미디어의 발달로 타인을 많이 알아야 한다는 압박이 기대만큼 충족되지 않기 때문에 더욱 외로움을 겪게 되는 것이라고 저자는 덧붙인다. 이처럼 외로움이라는 감정때문에 결혼을 마음먹는 건 위험한 발상임을 알 수 있다. 결국 누군가와 함께 있어도 서로에 대한 이해와 교감이 부족하면 인간은 외로움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둘째, 지금 행복해야 한다. (행복은 프랙탈이다.)
결혼하면 더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불행한 결혼은 전쟁터에서 생활하는 것만큼의 스트레스를 준다고 한다. 각자 독립된 인간이 만나야 건강한 관계를 만들 수 있다. ‘지금 외로우니 누군가를 만나야지’가 아니라 혼자여도 행복하고,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해야 한다. 행복은 프랙탈(fractal)과도 같다. 프랙탈이란 일부 작은 조각이 전체와 비슷한 기하학적 형태를 말한다. 오늘 하루의 작은 행복을 놓치는 데 큰 행복을 꿈꿀 수는 없다.
셋째, 결혼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싸움 방식이 중요하다.
<결혼학개론>에서는 싸우지 않는 것보다 ‘잘 싸우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결혼 생활에서 중요한 게 경멸, 비난, 방어적 태도, 비협조적 태도를 버려야 한다는 점이다. ‘성격 차이를 극복할 수 없다’는 얘기는 제대로 된 ‘싸움 방식을 충분히 개발하지 못했다’라고 해야 더 정확한 표현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결혼했고 안 했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건강한 싸움 방식을 미리 공부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걸 기억하자.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는 선택을 내려야만 한다. 그 선택이 혼자 사는 것이 될 수도 있고, 누군가와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는 게 될 수도 있다. 그 어떤 것을 선택하던 자신의 선택에 후회가 없어야 한다. 외로움 자체보다 기대로 인해 외로움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혼자 살아도 괜찮아>에서는 이미 독신은 지역, 문화, 종교, 인종을 막론하는 전 세계적인 트렌드라고 말하고 있다. 결혼해도 이혼, 별거, 사별로 인해 마찬가지로 외로운 노년을 맞이할 수 있다. 결혼해도 가족 이외에도 건강한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면 가족과의 관계에도 활력을 줄 수 있다. 그러니 혼자가 될 것을 두려워하기보다 건강하고 다양한 인간관계 네트워크를 갖추는 걸 우선으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참고 :
1) 결혼 안 한 40대 남자의 삶.jpg, 에펨코리아 (링크)
2) 혼자 살아도 괜찮아, 엘리야킴 키슬레브
3) 결혼학개론, 벨린다 루스콤
4) 테크 심리학, 루크 페르난데스
5) 이미지 출처 :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 드라마 <나의 아저씨>
Written by 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