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커뮤니티에서 남자친구가 여자친구 부모님 댁에 초대받아 식사하면서 생긴 일이 화제가 되었다.

이 글에 다양한 댓글이 달렸지만,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먼저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 있다. 연인관계에서 가치관이나 의견 차이가 생겼을 때 ‘어떻게’ 표현하는지 말이다. 사귀는 동안에도 결혼해서도 의견 차이로 언제든 다툴 수 있다. 하지만 커플이 오래 행복하기 위해서는 싸움을 어떻게 ‘잘’ 하느냐가 더 중요한 법이다. 연인 사이에서 잊지 말아야 할 3가지에 관해 지금부터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첫째, 경멸의 말은 ‘절대’ 하지 않는다.

벨린다 루스콤의 저서 <결혼학개론>에서는 관계 연구 분야의 대부인 존 가트맨의 조언을 통해 ‘어떻게 잘 싸워야 하는가’의 정석을 보여준다. 부부 사이에 ‘경멸, 비난, 방어적 태도, 비협조적 태도’가 보이면 그 부부는 헤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이다. 커뮤니티 글에서 남자친구의 지적은 여자친구에게 경멸로 느껴졌을 게 분명하다. 그러니 여자친구 입장에서 자신을 포함해서 어머니께도 무안을 주었다는 사실에 더 큰 분노가 생겼을 수 있다. 이는 남자친구가 느꼈을 ’30세가 넘었는데도 부모에게서 독립하지 못한 여자친구’에 대한 불안을 해결하는데 전혀 도움이 안 된다. 만약 그가 집에 가는 길에 여자친구에게 경멸, 비난, 방어적 태도, 비협조적 태도가 없는 대화를 시도했더라면 어땠을까?

둘째, 좋은 부탁은 더 좋은 관계를 만든다.

프랭클린 효과라고 불리는 현상이 있다. 미국 정치가인 벤저민 프랭클린은 정부 의원 하나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그가 가진 책 중 희귀 서적 한 권을 빌려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감사 인사와 함께 책을 돌려주었다. 그 후로 그 의원은 프랭클린을 늘 친절하게 대했다고 한다. 이는 단순히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시키거나 부탁하면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상대에게 진실하게 도움을 요청하고 또 그 도움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해했을 때 상대방의 마음이 열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만약 부탁의 형태로 여자친구에게 생선 살에 대한 이야기를 했더라면 어땠을까? 아니면 여자친구가 화가 난 감정을 진정시키고 나서 남자친구에게 부탁의 형태로 자신이 느낀 억울함을 전달했더라면 어땠을까?

셋째, 문제는 성격 차이가 아니라 ‘싸움 방식’임을 기억한다.

많은 커플이 헤어짐의 이유를 ‘성격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라고 한다. 하지만 벨린다 루스콤은 이 말은 ‘싸움 방식을 충분히 개발하지 못했다’라고 해야 더 정확한 말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20년이 넘는 세월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두 사람이 서로 이해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무엇이 다르고, 어떻게 다른지 찾아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다르냐보다 ‘어떻게 건강하게 잘’ 싸우느냐임을 기억하자.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수많은 커플이 싸우고 헤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또 그런 와중에 어떤 커플은 잘 이겨내고 더욱 돈독해지기도 한다. 아주 사소한 의견 차이로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고받기 전에, 좀 더 건강하게 싸움 방법을 미리 공부해놓는다면 우리 삶이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서로의 차이를 무조건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화를 참으라는 얘기가 아니다. 이를 계기로 건강하게 잘 싸울 수 있는 방식이 있다는 걸 좀 더 많은 사람이 알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참고 :

1) 은근 많다는 생선 먹는 유형…jpg, 더쿠 (링크)

2) 결혼학개론, 벨린다 루스콤

3) 이미지 출처 :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 생활>

Written by 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