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관련 논쟁은 대부분 장난처럼 진행되지만 서로 좀처럼 차이를 좁히기 어려워 보인다. 맛없으면 안 먹으면 되고 맛있으면 많이 사 먹으면 그만인데 왜 이렇게 싸우는 걸까. 음식 논쟁 호불호의 끝판왕이라 할 수 있는 민트 초코는 작년만 해도 관련 신제품만 백여 개가 출시되었다고 한다. 민트 초코는 어디까지 이해받을 수 있을까. 최근 민트 초코 이슈에 대해 알아보자.

1) 민트초코의 유래

민트는 1750년 영국에서 본격적으로 재배되며 향신료로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민트초코는 1973년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딸인 앤공주의 결혼식을 기념하며 열었던 디저트 콘테스트에서 만들어졌다. 요리 전공인 대학생 마릴린 리케츠가 만든 민트로얄 아이스크림이 우승하면서 영국 왕실 디저트로 널리 알려지게 된다. 한국에는 배스킨라빈스를 통해 알려졌다. 민트가 차나 디저트로 먼저 알려진 외국과는 달리 치약으로 먼저 도입된 탓에 처음에는 먹지 못하는 것으로 인식해 기피하는 사람이 많았다. 서서히 매니아층이 생겨나면서 다양한 민트초코 관련 제품이 생겨났고 점점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었다.

2) 민트초코 품절 대란

민트를 극혐 하는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겠지만 민트의 인기는 점점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소셜미디어에서는 민트 초코 언급량이 늘어나고 있고 최근 배스킨라빈스에서는 민트 초콜릿 맛 아이스크림 품절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민트 아이스크림의 판매량이 2020년 연말에 급증해 본사에 물량이 부족하게 되면서 가맹점 출하를 일시 중단한 것이다. 2019년보다 판매량이 60퍼센트 증가했으며 품절 대란으로 남은 재고를 찾아다니는 민초원정대까지 생겨났다. 민트 아이스크림은 2019년까지는 판매순위 7~8위를 차지하다가 2020년도부터 인기가 오르면서 2020년 전체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2021년 1월 기준으로는 시즌 한정 메뉴 제외 시 3등이라고 한다. 1990년에 출시된 이후 30년 넘게 살아남아 꾸준히 판매된 스테디셀러다.

3) 입소문의 힘

민트 초코 향료는 초코 바닐라, 딸기 같은 전통적인 메인 향료가 아님에도 매출의 10퍼센트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제 일부만 즐기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한다. 업계에서는 민초단 반민초단 같은 온라인 밈을 그 원인으로 본다. 민트 맛 논쟁이 일어날 때 제품이 언급되고 입소문이 나면서 화제성이 더욱 높아진 것이다. 민트 초코는 일종의 토크 트리거라고 할 수 있다. 민트 초코 자체가 차별화된 존재감으로 지속적인 대화 촉매제가 되어 매출을 상승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고객은 언제나 구분할 요소를 찾는다. 민트 초코는 좋고 더 나은 것 사이에서 독특하다. 불호 역시 해당 제품을 입에 올리면서 대화를 유발하는 것은 마찬가지며 커뮤니케이션을 보다 지속적이고 강렬하게 만든다.

4) 다양한 음식 논쟁

민트 초코는 좋아하는 사람에게 상쾌하고 달콤한 최고의 조합이지만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그저 치약일 뿐이다. 음식 취향 논쟁은 해외에서도 다양하다. 단짠의 조화로 좋아하는 사람에게 칭송받는 하와이언 피자를 아이슬란드 대통령은 법으로 규제하고 싶다고 했고 고든 램지 역시 파인애플을 피자 위에 올리는 걸 범죄라고 말했다. 호주에서는 핫도그 조리법을 두고 화제가 되었는데 양파 볶음과 소시지를 얹는 순서 차이 때문이었다. 한 소셜미디어 사용자는 햄버거 이모티콘에 있는 치즈 순서까지 지적했고 사람들은 이때다 싶어 각자의 햄버거 철학을 제시해 구글이 수정한 일도 있었다고 한다. 다양한 민트 맛 제품 사이에서도 의견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5) 우리가 논쟁하는 이유

사람들이 음식 취향으로 논쟁을 하는 건 감각도 천차만별이지만 맛에도 절대적 기준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서로가 자기 기준에서의 맛이 너무 확실하므로 이해가 안 되는 것이다. 이러한 취향 존중의 문제는 오래전부터 내려온 것으로 아름다움에 대한 철학적 논쟁이 깔려있다고 한다. 그림 같은 경우 비례나 표현이 더 잘된 것을 예쁘다고 여기는 사람이 있고 아닌 사람이 있듯 아름다움을 판정하는 기준도 다를 수밖에 없고 맛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기준을 정할 수는 없지만 같은 제품 안에서 경험적 기준으로 맛의 차이는 공감할 수 있다고 본다. 같은 맛의 아이스크림이라도 마트와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것이 다르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너무 심하지 않은 논쟁은 재미있는 놀이처럼 받아들여도 좋을듯하다.

참고

1) <민트초코는 누가 처음 만들었는가> 에펨코리아 (링크)

2) <나라가 민초돌아간다.. 사상 초유의 민트초코칩 품절대란>, <사람들은 왜 민트 초코가 맛이 있는지 없는지로 싸우는 걸까?> (링크)

3) 이미지 출처: 골목식당, sbs (링크)

Written by LA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