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나이를 먹어갈수록 점점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게 된다. 특히 슬픔에 대한 감정이 그러한데, 아마 마음 놓고 울어본 기억이 가물가물한 사람도 많을 것이다. 슬픈 감정에 빠져있는 게 마치 내가 지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무력해지는 기분이 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계속 슬픔을 억누르고 슬프지 않은 척하다 보면 언젠가는 슬프다는 감정을 아예 느낄 수 없게 된다.
아무 감정이 없는, 무미건조한 삶을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슬픔이라는 감정이 가장 변하기 쉬운 건 분노라는 감정이다. 내가 왜이렇게 힘들어야하지?라며 감정이 세상에 대한 분노로 바뀐 경험은 누구나 갖고 있다. 슬픔을 분노로 바꾸어 발산하는 습관이 생긴다면 그 분노로 인해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의 상처까지 점점 깊어지는 경우가 많다.
어렸을 때 일이 내 맘대로 풀리지 않으면 엉엉 운 적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한번 시원하게 울고 나면 나름대로 감정이 해소된다. 슬픔은 사람이 성장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감정이다. 슬픔을 슬픔으로 받아들이고 엉엉 울기도 해야 건강한 정신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슬픔에 대해 이해할수록 타인의 마음에 공감하는 능력도 강해진다.
부정적인 감정이란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혹은 스스로를 파괴하는 감정 밖에 없다. 슬픔은 그렇지 않다. 우울하다면 그냥 감동적인 영화나, 책을 보고 엉엉 울자. 한 번 울고 나면 그 감정에 매몰되지 않고 툭툭 털고 일어설 수 있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