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고민거리 한 두 가지씩은 가지고 있다. 가깝거나 평소 믿음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고민을 털어놓게 되는데, 이때 고민을 들은 사람은 어떻게든 좋은 조언으로 도움을 주고 싶어 한다. 한 커뮤니티에서 재혼 가정에 조언해주는 서장훈의 이야기가 화제가 되었다.

서장훈은 혼내는 것은 엄마가 하고, 위로는 아빠가 해야 했다고 말한다. 새아빠의 훈육이 좋은 의도라는 건 알지만 상황에 맞지 않는 방법이라고 말이다. 새아빠와 아이는 특별한 관계다. 새아빠를 가족으로 받아들일 충분한 시간이 아이에게는 아직 부족했음을 강조한다. 아이가 아직 어린데 아직 낯설고 어색한 새아빠가 혼내는 상황에서 부자 사이가 돈독하기 바라는 건 무리가 아니겠느냐고 말이다.

올바른 조언을 해주기 위해서 가져야 할 자세는 무엇일까? 서장훈의 조언을 통해 우리가 고민을 들어줄 때 가져야 할 마음가짐 3가지에 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첫째, 맥락을 이해한다.
흔히 케바케(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도 하지만 ‘맥락’을 무시하면 잘못된 판단을 내리기 쉽다. 상황이 비슷해 보여도 저마다 다른 상황이 존재한다. 그러니 잘 경청하는 게 중요하다. 맥락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말하는 것과 모르고 말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맥락을 이해하면 내 경험과 고정관념을 상대에게 강요하지 않게 된다. 맥락을 무시하고 적은 데이터만으로 판단하는 건 위험하다.
둘째, 조언하고자 조바심내지 않는다.
이수근은 아이에게 새아빠의 마음에 대해 이해시키려고 했지만 그건 머리로는 알아도 아이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언이었다. 어색한 사이인 아빠가 혼낼수록 아이는 더 주눅 들기 마련이다. 아빠의 사랑에 대해 아무리 설명해도 아이 입장에서는 와닿지 않는다. 그렇기에 빨리 해결하려고 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오히려 질문과 경청을 통해 고민 해결보다 어려움에 공감하는 게 우선이다. 정신과 의사인 정혜신 작가는 <당신이 옳다>에서 공감을 위해서는 충고, 조언, 평가, 판단을 금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상대를 위해 너무 빨리 조언을 해주려고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생길 수 있음을 명심하자.
셋째, 기다려주는 것도 도와주는 것임을 기억하자.
고민을 들어주는 입장에서는 조언대로 바로 실행하면 된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사자의 마음이 준비가 안 된 경우 아무리 좋은 해결책이 있어도 소용이 없다. 나의 조언을 받아들일지 여부도 당사자의 몫이다. 그에 대해 답답해하거나 괴로워할 필요도 없다. 나에게 고민을 털어놓아 준 것만으로도 신뢰를 받고 있다는 증거다. 그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갖고 기다려주는 자세도 필요하다.
타인의 일에 대해 평가하고 해결책을 말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대화란 상대의 아픔에 공감하고 상대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는 것이 아닐까? 서장훈의 따뜻한 조언을 기억하면서 나는 주위 사람들에게 이런 따뜻함을 보여주었었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참고 :
1) 재혼가정에 조언해 주는 서장훈.jpg, 에펨코리아 (링크)
2) 당신이 옳다, 정혜신
3) 이미지 출처 : JTBC <아는 형님> (링크) , KBS <무엇이든 물어보살>
Written by 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