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다 그래 인마.”
“다 그렇게 힘들지만 버티면서 사는 거지. 존버가 답이라잖아”
우리는 살면서 전혀 공감되지 않은 말들을 주위로부터 들을 때가 많다.
힘들어 죽겠는데 어떻게 버티라는 건지, 어떻게 그 사람들은 버틸 수 있었던 것인지 전혀 알 수가 없는 상태에 빠지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힘든 시기에 사람들은 ‘속 빈 힐링’에 빠지고, 다 보고 나면 헛헛한 스낵 콘텐츠들, 그리고 자극적인 재미와 유머 요소에 자신을 맡기곤 한다.
유명인들은 고통을 어떻게 대할까.
다 가진 것처럼 보이던 유명인은 꽃 같은 나이에 자신의 삶을 마감하기도 하고, 어릴 때부터 부와 명성을 다 가진 배우는 마약과 사건·사고에 자신의 청춘을 흘려보낸다. 지금의 소소한 일상마저도 유지하기 힘든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그들의 고통이 배부른 투정처럼 보인다. 하지만 고통은 누구에게나 고통이다. 어떤 이에게는 별거 아닌 것이 다른 이에게는 살을 찢는 것과 같은 고통이 될 수 있다. 고통은 온전히 자신의 몫인 게 맞다.
그렇다면 그런 고통을 우리는 어떻게 이겨내야 할까.
지난 5월 23일에 공개된 레이디 가가(feat. 아리아나 그란데)의 Rain on me 뮤비 그리고 노래 가사에서 우리가 고통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I’d rather be dry, but at least I’m alive. Rain on me, rain, rain
Rain on me에서 ‘비’는 고난과 고통을 의미한다. 그리고 뮤비에서는 칼이 비처럼 내려와 레이디 가가의 온몸에 꽂힌다. 하늘에서 칼이 쏟아지고 그 칼이 가가의 몸에 꽂히지만, 가가는 그 칼을 빼낸다. 칼을 빼자마자 칼은 물로 변해 흘러내린다.
우린 누구나 고통과 마주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녀 역시 마찬가지다. 비를 안 맞았던 게 차라리 낫겠지만 그럴 수는 없었고 그래도 다행인 건 자신이 살아있다는 사실이라고 말이다. 비가 퍼붓고 있는데도 더 많이 퍼부으라며 가가는 소리친다. 어디 한번 나를 더 괴롭혀보라고.
니체는 ‘나를 죽일 수 없는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한다’라는 말을 남겼고 그 말에 누구나 공감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고통이 나에게 왔을 때 그 고통에 굴복하고 내가 죽어버린다면(정신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그 고통에 지는 것이지만, 살아있기라도 한다면 그 고통이 나를 ‘더’ 강하게 한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가사를 곱씹어보면 알 수 있다.
It’s coming down on me
Water like misery
It’s coming down on me
I’m ready, rain on me
레이디 가가는 가사에서 재앙과도 같은 고통(물)이 자신에게 내려오는 것을 보며 처음에는 괴로워했지만 이젠 준비되었다며 더 퍼부어보라고 노래한다.

우린 살아가면서 수많은 고통과 마주하면서 산다. 어떤 이는 그 고통에 무너져 내리고 또 어떤 이는 그 고통을 이겨낸다. 그 차이는 무엇일까. 나약해서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이 고통이 나를 더 강하게 한다는 걸(말도 안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믿는 강한 믿음이 그걸 이겨낼 수 있게 한다. 그 고통은 실패로 인한 것일 수 있고 누군가의 상처의 말에 기인한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이는 남들은 엄두도 못 내는 고통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이겨내고 더 크게 성장한다.
Rain on me를 들으면서 눈물이 어느 순간 흐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가사의 진짜 의미를 알고 깨닫고 과거의 나의 고통이 진짜 나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걸 깨달았을 때 말이다. 고통은 누구에게나 두렵고 견디기 힘들지만 나는 오늘도 Rain on me를 들으면서 고통의 무게를 날린다.
비야! 더 퍼부어봐라!
참고 < Rain On Me – Lady Gaga (feat. Ariana Grande) >, 네이버 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