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들은 우리와는 다른 특별함이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나는 이미 늦었다고,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기 전에 대가가 삶을 대하는 방식을 엿보다 보면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된다. 특별한 재능보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모두가 해내지 못하는 단순한 진리가 중요하다는 걸 말이다. 안도 다다오는 프로 복서를 거쳐 세계 각국을 여행하고 나서 독학으로 건축을 배웠다. 미국의 예일대학, 컬럼비아대학, 하버드 대학 객원교수를 거쳐 도쿄대학 교수가 되어 지금은 명예 교수를 맡고 있고, 일본 건축학회상과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 등 각종 건축상을 받은 일본 건축계의 거장이다.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삶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면서 명심해야 할 3가지에 관해 알아보고자 한다.

첫째, ‘나’라는 인간을 책임져야 한다.

공부는 제대로 한 적도 없고 외할머니 손에 자랐던 안도는 프로권투 선수가 된다. 하지만 스타 선수의 연습 현장을 보고 나서 자신은 아무리 노력해도 따라잡을 수 없음을 느낀 그는 좌절하고 권투를 포기하게 된다. 어린 안도는 앞날이 막막했지만, 경제적으로 스스로 자립해야만 한다는 생각만은 확고했다. 이게 안도 다다오의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싶다. 취업도 어렵고 꿈조차 막연한 청년이 많은 요즘, 그래도 이 한 가지만은 마음에 새겨야 한다. 성인이 된 이상 나를 책임져줄 사람은 오로지 나 자신밖에 없다는 것을 말이다. 흙수저라느니 남과 비교하는 마음이 자신을 좀먹는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계속 뭔가를 배우면서 ‘준비만’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 구체적인 꿈이 없어도, 배운 게 없어도 일단 나 자신은 책임져야 한다. 그게 온전한 나로 바로 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안도 다다오는 그의 삶을 통해 말하고 있다.

둘째, 전체 프로세스를 다 알아야 한다.

빠른 기술변화로 점점 더 많은 일이 분업화되고 있지만 그럴수록 전체 프로세스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내가 하는 일에서 의미를 느끼려면 내 일이 직접 소비자와 사회에 어떤 도움이 되고 있는지 아는 게 중요하다. 안도 다다오는 설계사무소에 있는 25명 직원 모두에게 각자 프로젝트의 총괄 책임자가 되라고 강조한다. 조직은 지휘관 한 사람과 명령을 따르는 병사로 이루어진 게 아니다. 공통된 이상을 가졌지만, 각자가 책임감을 느끼고 움직이는 집단이 되어야 한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그러려면 자기 일에 주인 의식이 있어야 한다. ‘누군가가 하겠지’라는 마음은 책임 소재를 모호하게 만든다. 내 삶에 주인 의식이 있는 사람이야말로 즐거움과 의미, 성장을 얻을 수 있다는 걸 기억하자.

셋째, 호기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안도 다다오는 그의 저서 <나 건축가 안도 다다오>에서 이렇게 말했다.

 “생각의 자유를 잃지 않는 열정을 청춘이라고 한다면 그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시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가짐의 방법일 것이다. 나는 여전히 청춘을 살고 있다.”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호기심을 잃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다. 배우면 배울수록 자신의 무지함에 대해 깨닫게 된다고 수많은 거장들 역시 말한다. 모든 걸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고 호기심을 갖고 주위를 보는 연습을 해보자.

권투선수에서 독학으로 건축을 배워 일본 건축의 거장이 된 안도 다다오를 보면서 특별한 재능 덕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심플하고도 단단했다. 너무나도 당연하고 쉬워 보이지만 그 쉬운 걸 계속해서 해내는 이들이 많지 않다는 걸 요즘 들어 느낀다. 위의 3가지를 기억하면서 과연 나는 내 삶을 단단하게 만들고 있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참고 :

1) 나 건축가 안도 다다오, 안도 다다오

2) 이미지 출처 : 드라마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영화 <콜롬버스>

Written by 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