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 없는 결혼 생활 같은 건 없다. 그렇다고 싸움을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다. 나와 상대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하는 중요한 순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서로에 대한 특징을 이해하고 잘 다루게 되면 덜 위험한 싸움을 할 수 있다. 잘 싸우기 위해 서로 주의해야 할 9가지를 알아보자.
1) 반드시 이길 필요는 없다
우리는 상대를 통해 같은 경험과 상황을 두고 사람이 얼마나 생각이 다를 수 있는지 깨닫는다. 생각지도 못한 의견 대립과 좁힐 수 없는 간격에 충격받기도 한다. 그러나 갈등을 통해 세상의 새로운 모습과 나의 새로운 면도 발견할 수 있다. 부부싸움은 승자가 누구인지 보다 해결 과정이 중요하다. 성격 차이는 싸움방식을 충분히 맞추지 못했다는 뜻이다. 서로의 행동을 돌아보고 대처방식을 맞춰갈 수 있어야 한다.
2) 미묘한 행동에 주의한다
모욕이나 상처를 받은 상대는 더는 문제 해결을 하고 싶지 않게 된다. 관계 연구 분야 전문가는 부부의 상호작용 방식에 경멸, 비난, 방어, 냉소, 비협조적 태도가 보이면 헤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다. 짜증 섞인 목소리, 상대의 고민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 한심스럽다는 표정, 전자기기만 계속 보는 것도 상대를 무시하는 냉소적인 표현이 된다. 미묘한 행동이 상대의 위협적인 반응을 불러올 수 있다. 상대를 지칭하며 비난하는 것도 상대를 다치게 한다. 시작하는 말에 주의해 나의 관점에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3) 과격하게 반응하는 이유
분노 이면에는 상처가 있다. 비난자들은 자신을 혼자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고 자신이 배우자에게 중요하지 않은 사람으로 여겨진다고 생각한다. 상대가 귀담아듣지 않아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것에 더 과격해지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위협적인 일이라 판단되면 투쟁-도피 반응이 일어난다. 감정이 고조된 상황에서 상대를 배려하는 건 매우 쉽지 않은 일이다. 상대가 자신이 안전하다고 느껴야 건설적인 싸움이 가능해진다.
4) 화난 상태로 잠들어도 된다
문제를 논의하기에 적절한 상황이 아니라면 시간을 두고 마음을 가라앉힌 뒤 이야기하는 게 낫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태라도 힘든 싸움이고 피곤하다면 잠부터 자고 천천히 얘기해도 된다는 것이다. 2017년에 이루어진 한 연구에서 신혼부부 다수에게 결혼 생활을 질문했을 때 수면시간이 부족한 부부가 결혼 생활을 훨씬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화가 나면 잠을 자고 쉬어야 한다. 서로 날이 선 상태로 잠든다 해도 다음 날 대화하는 것이 더 이성적이고 호의적일 수 있다.
5) 방어적인 태도의 이유
방어적인 태도 역시 상대의 말이나 질문을 공격으로 받아들일 때 나타난다. 상처받지 않으려는 생각에만 몰입해 배우자가 하는 말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도피는 불안감에 원인이 있다. 하지만 항상 자리를 피하거나 침묵으로 일관하고 대화를 거부하는 행동은 배우자의 마음을 완전히 무시하는 행동으로 서로를 더 밀어내는 위험한 일이 될 수 있다. 자신만 옳다고 인식하거나 혼자 추측해 이미 상대에 대해 자신이 믿고 싶은 대로 믿어버려서는 안 된다.
6) 간결하게 전한다
간결하게 핵심만 말하고 빨리 끝내는 것이 좋다. 말이 길어지면 상대는 귀를 닫는다. 기분 나빠진 이유를 설명하다 보면 불만이 더 커질 수도 있다. 비난과 불평은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올 뿐이다. 의견을 전할 땐 배우자가 내 말을 들어줄 상태인지 확인하고 사랑을 표현한 뒤 문제라고 생각한 상대의 행동과 내가 받은 인상을 전해야 한다. 다음에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간단하게 전하며 들어줘서 고맙다는 표현도 꼭 전해야 한다.
7) 싸움을 피해야 하는 순간
운전 중에는 싸움을 피하는 것이 좋다. 운전하는 동안 이미 뇌의 상당 부분을 사용하고 있고 운전 중인 사람은 대화하는 상대방을 볼 수 없어서 상황을 인식하기 어렵다. 두려움을 인지하는 뇌의 편도체는 말하는 사람의 옆면을 볼 때 훨씬 더 빠르게 움직인다. 싸움은 상대의 얼굴을 마주 보고하는 게 낫다. 데이트하는 순간이라면 고민은 내려두고 그 시간에 집중해야 한다. 배고플 때도 피하는 게 좋다.
8) 마음을 닫은 시간이 길어지면
부부싸움이 해결되지 않고 반복되는 이유는 서로 상대를 진정으로 이해하려 하지 않고 불만만 쌓아가기 때문이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젊은 부부가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관계가 서먹해지는 시간이 많으면 7년 이내 이혼에 이를 수 있다고 한다. 다른 연구에서는 한쪽이 건설적인 방법을 사용해도 다른 한쪽이 도피하면 이혼 가능성이 더 커진다고 보았다. 이 방법은 결혼 초기에는 위험할 수 있지만 함께한 시간이 충분하다면 괜찮은 방법이 된다고 한다.
9) 사과는 빠를수록 좋다
부정적인 심리 상태에 오래 머물수록 장기기억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문제를 빨리 해결하고 치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과는 빠를수록 좋다. 내가 잘못한 부분에 변명 없이 정확히 사과해야 한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을 신뢰하는 사람을 더 쉽게 용서했다고 한다. 잘못된 상황을 바로 잡기 위해 노력하며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용서하는 사람은 같은 일을 또 겪을 위험을 감수하면서 용서하는 것이다. 다시 상대의 감정을 상하게 한다면 용서받기 더 힘들 수 있다. 용서는 상대의 몫이며 강요할 수 없다.
참고
1) 책 <결혼학개론>
2) 이미지 출처 <tvn 스타트업> (링크)
Written by LA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