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이 싫어 문과를 간 사람들은 평생 자신이 수포자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수학은 모든 지식의 기초다. 아니, 그보다도 인류의 오랜 역사를 거쳐 우리 사고 능력을 고양해온 학문이라고 하는 게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주 관심사인 돈 역시 수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확률, 데이터, 통계, 경제, 금융, 재무제표 등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수학을 포기하면 이것들이 더욱더 어렵게 느껴지고 만다. 수포자라 생각했던 사람도 다시 수학에 관심이 생길 만한, 우리가 지금까지 수학에 대해 오해해왔던 것들 3가지에 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첫째, 수학은 답을 찾는 과정이 아니다.

<수학이 필요할 때>의 저자인 한국인 최초 옥스퍼드대 정교수인 김민형 교수는 수학적 사고에서는 ‘제한적인 조건에서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우리는 수학이 어렵기만 하고 ‘답을 찾는’ 과정이라고 오해하고 있다. 수학을 어려운 문제를 푸는 학문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더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닌 ‘수학적 사고’다. 이런 수학적 사고는 답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질문을 하기 위해서다. 제대로 된 질문을 찾는 게 답을 찾는 것보다 인류 역사에서 훨씬 중요한 변화를 이루어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수학적 사고야말로 과학적 사고와 같은 의미로 느껴지지 않는가?

둘째, 수학은 직관에 영향을 미친다.

확률 이론은 17세기에나 시작되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37%의 비 올 확률’에 대해 이해하는 데 무리가 없다. 이처럼 17세기에는 학자들만의 전유물이었던 이론이 이제는 일반적으로 쓰이고 우리의 직관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우리가 수학을 포기하면 안 되는 이유는 일상에서 당연한 것들이 수학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김민형 교수는 지금 대학생들이 낑낑대며 배우는 걸 머지않아 초등학생들이 너무나도 당연하게 공부하게 될 날이 올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니 우리는 수학을 어렵게만 생각하지 말고 우리의 일상과 깊은 연관이 있는 친숙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셋째, 수학은 예술에도 영향을 끼쳤다.

수학은 너무 어려워서 일상 속에서 쓸 일이 별로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수학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기 때문이 아닐까? 피타고라스의 정리로 알려진 피타고라스는 아름다움을 수학적으로 나타낼 수 있다고 굳게 믿었다. 그래서 그는 단순한 소리의 나열이 아니라 비율을 맞추어 음계를 만들었다. 수학이 있었기에 아름다운 음악이 존재한다니 놀랍지 않은가!

수포자가 만들어진 이유는 고리타분한 공교육으로 인한, 입시만을 달려가게 만드는 사회 분위기 탓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지금부터라도 수학적 사고를 우리의 일상으로 만들겠다고 마음먹는다면 달라질 수 있다. 목표를 짤 때도 ‘정량적인 수치’로 나타낼 수 있는 목표를 짜야지 달성하기 쉽다. 막연하게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한다’와 ‘하루에 150자의 영작을 한다’는 결과에도 큰 차이를 만든다. 자신이 수포자라고 믿어왔던 사람도 지금부터라도 수학적 사고의 매력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참고 :

1) 수학이 필요할 때, 김민형

2) 이미지 출처 : 드라마 <치즈 인 더 트랩>, 드라마 <낭만닥터>

Written by 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