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볼거리가 넘쳐나서 시간이 부족한 시대가 있었나 싶다. 재미있는 콘텐츠들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것도 어찌 보면 쾌락 상품의 미끼에 걸려든 것이라 할 수 있다. 쾌락이라고 하면 뭔가 부정적인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뇌 보상이 빠르고 강렬할수록 우리는 쉽게 빠져든다. 설탕, 담배, 디지털 등 각종 중독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3가지에 관해 지금부터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첫째, 소비에 대한 통제력을 잃은 사람들이 가장 큰 비용을 치른다.

이런 이들은 대부분 사회적으로나 유전적으로 가장 취약한 사람들이기도 하다. 하지만 <중독의 시대>의 저자 데이비드 T. 코트라이트는 가난한 사람들이 전부 다 중독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가 설탕에 중독되어있다고 자각하지 못해도 설탕 범벅의 메뉴들이 손을 뻗으면 바로 잡힌다. 건강을 선택하려면 누구보다도 강한 마음을 먹어야 할 만큼 말이다.

둘째, 기업은 습관적인 소비자를 쉽게 만들어낸다.

그게 똑똑한 기업이 돈을 버는 방법이다. 니르 이얄의 <훅>을 보면 기업이 습관 만들기의 요소를 사업에 적용하는 방법을 풀어내고 있다. 사용자를 조정하는 전략을 짤 수 있다는 얘기다. 양심적인 기업만이 있다면 좋겠지만 개인의 양심만을 믿기에는 비즈니스 세계는 너무나도 치열하다.

셋째, 경쟁은 더 많은 실험과 모방을 부추긴다.

말보로는 초반에는 무명의 담배 브랜드였다고 한다. 말보로가 세계 시장을 제패한 것은 이 담배에 암모니아 화합물을 첨가한 이후부터였다. 이 화학물질은 초콜릿 같은 느낌을 더했고, 자유 니코틴 분자를 증가 시켜 담배 연기의 만족도를 높였다. 경쟁사들은 말보로의 비밀을 밝혀내어 모방했다. 이런 식의 일들이 경쟁 시장에서는 끊임없이 일어난다.

그런데도 우리가 무조건 규제만이 답이라고 말하면 안 되는 이유는 우리 사회가 쾌락의 추구로 인해 발전해왔기 때문이다. 법적 제재보다는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광고주들을 저지하여 젊은이들의 접근을 막는데 더 신경 써야 한다고 코트라이트는 말한다. 단순히 중독은 나쁘다는 흑백논리에 갇히지 말고 어떻게 지금까지 중독의 역사가 만들어져 왔는지 이해한다면 우리 앞에 닥친 중독의 위기에서도 벗어날 방법도 모색할 수 있다. 한계와 문제점을 바로 인식해야 그에 대응할 제대로 된 전략을 짤 수 있다는 걸 기억하자.

참고 :

1) 중독의 시대, 데이비드 T. 코트라이트

2) 이미지 출처 : 드라마 <킹덤>,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Written by 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