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는 외모에서 가장 눈에 띄게 두드러지는 부분이라 신경 쓰는 사람이 많다. 늙지 않고 아름다워지기 위해 피부과에서 관리를 받는 사람도 많겠지만 피부는 우리에게 그 이상의 깊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지금부터 피부에 대해 우리가 놓쳐왔던 3가지에 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첫째, 피부는 의학계에서는 가장 간과된 기관이다.
<피부는 인생이다>의 저자 모티 라이먼은 자신이 피부과학에 관심이 많다고 얘기하면 상대의 반응에서 피부가 의학계에서 어떤 취급을 받고 있는지 느낄 수 있다고 고백한다. 실제로 우리는 몸을 떠올릴 때 피부에 대해 거의 생각하지 않는다. 심지어 저자의 친한 외과의사 친구조차도 ‘피부는 안에 있는 선물을 감싼 포장지잖아.’라며 놀려댔다고 한다. 하지만 피부는 물리적으로 우리를 감싸고 있을 뿐 아니라 심리적, 사회적인 부분에도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손등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은 비행기를 타고 9,000미터 상공에서 세상을 내렸다는 보는 것과 같다고 저자는 말한다. 혈관이 푸른 강물이라면 솜털은 숲이다. 점과 흉터, 힘줄이 능선과 협곡으로 볼 수 있고 손가락 관절은 거대한 산맥과도 같다고 말이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피부에 대해 놓쳐온 부분이 너무 많다.
둘째, 피부는 벽이자 창문의 역할을 동시에 한다.
면적이 2㎡에 달하는 우리 피부에는 1,000종이 넘는 미생물이 존재한다는 걸 모르는 이가 더 많으리라 생각한다. 이 중에 상당수는 우리 인체에 친화적인 ‘공생’ 세균이다. 이렇게 피부는 외부와 내부의 경계를 만들면서도 몸 안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피부 문제나 색, 가려움 등으로 나타내주는 창문 역할도 한다. 피부는 몸속 내부 장기의 이야기를 전하는 메신저 같은 역할을 하는 셈이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피부에 대해 알면 알수록 놀랍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다.
셋째, 태양을 경외하되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도 가르쳐 준다.
우리는 매일 해가 뜨고 지고에 익숙한 나머지 햇볕에 대해 별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피부암의 무시무시함에 대해서 간과하고 있다. 피부암은 백인 인구군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지만, 피부색과는 상관없이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우리 몸에 닿는 태양광선 중 중파장 자외선이라 불리는 UVB는 태양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고통과 영양이 모두 담겨 있다. 고에너지 입자가 피부에 닿으면 DNA가 잘려 나간다. 이때 DNA와 함께 피부의 비타민 D 전구체도 분해된다. 즉 UVB는 비타민 D라는 필수 비타민을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원천 중 하나인 셈이다. 단순히 햇볕을 쬐면 비타민 D가 흡수되는 것이라 믿고 있던 나에게 비타민 전구체가 분해되기 때문에 흡수가 된다는 점은 정말 놀라운 발견이었다.
피부는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핵심기관이다. 외모 때문에 신경 쓰는 사람도 많겠지만 결국 건강이 기본 바탕이 되어야 피부도 좋아진다. 피부는 인체라는 복잡계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결과물이 아닐까 싶다. 우리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서라도 좀 더 피부에 대해, 건강에 관해 관심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참고 :
1) 피부는 인생이다, 몬티 라이먼
2) 이미지 출처 : 드라마<여신 강림>
Written by 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