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를 움직이게 하는 부품들도 다 들어있고 심지어 움직이고 있는데 다만 유리가 검정이라 안 보일 뿐이라고 한다. 1억 7천만 원짜리 시계인데 시간은 표시되지 않는다니 시간을 안 봐도 될 정도의 부자인가 보다는 반응들이 많았다. 시간은 상상할 수 있고 꿈꿀 수 있고 발명될 수 있는 것이라는 제작자의 취지가 놀랍다.

요즘은 시계 중에서도 숫자나 눈금이 없으면서 디자인에 집중한 제품들이 많다. 시계의 성능보다 구매력을 과시하기 위해 브랜드를 소비하는 사람들도 있다. 명품 시계는 팔찌로 사용하고 진짜 시간 확인은 스마트폰으로 하는 사람들처럼 말이다. 시간을 알아보지도 못하게 만든 제품도 있다고는 하지만 시계의 본래 기능을 약화하다 못해 아예 없애버린 제품이라니 정말 가격부터 기능까지 다시 놀랍다. 시간 압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시계 같다.

멈춰도 멈추지 않는 시계이니 보이지 않아도 영속성을 지닌다고 할 수 있겠다. 무한한 가능성까지 느껴지는 듯하다. 다른 무엇 보다 시간의 흐름을 인식하지 않아도 되는 것과 제 기능을 하지 않아도 살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여유가 느껴진다. 시간적 여유가 성공과 지위를 말해주는 최고의 상징이 아닐까 싶다. 실용성과 상관없이 취향껏 가능한 구매력 역시 로고 없는 명품처럼 돈을 가진 사람들이 조용히 부를 드러내는 하나의 방법이 되는 것 같다. 능력 안에서 소비하는 건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고 본다.

참고

1) <1억 7천짜리 시계의 기능> , 오늘의 유머 (링크)

2) 이미지 출처 <1억 7천짜리 시계의 기능>, K7 오너스 클럽 (링크)

Written by LA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