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하늘을 날아다니는 자동차나 우주로 기차여행을 떠나는 상상을 한 번쯤 해본 적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한 커뮤니티에서 1995년도에 2020년을 예측한 이미지가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다.

25년 전에는 첨단 기술이라고 생각했던 예측들이 지금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상이 되었다. 앞으로의 미래는 우리가 예측하기 더욱 어려워질지도 모른다. 그 이유 3가지에 관해 피터 디아만디스의 저서 <볼드> 속 이야기를 통해 풀어보고자 한다.

첫째, 디지털화(Digitalization)는 무어의 법칙을 끌어당긴다.

무어의 법칙은 두 배씩 성장하는 기하급수적 성장 속도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화가 되었다는 것은 본격적으로 무어의 법칙에 올라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디지털은 물리적 제한을 덜 받기 때문에 거의 무한에 가까운 다양한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다. 디지털화는 혁신을 더 활발하게 밀어붙인다.

둘째, 잠복기(Deception)가 파괴력 예상을 더 힘들게 한다.

기하급수적 성장의 무서움은 초반에는 그걸 예상하기 어렵다는 데에 있다. 0.001cm 두께의 얇은 종이를 반으로 접으면 두께가 두 배가 된다. 이런 식으로 종이를 45번 접으면 높이가 지구에서 달까지 이르는 거리와 동일한 높이가 된다. 초반에 10번 접었을 때까지는 우리 눈에 별 볼 일 없어 보인다. 하지만 계속 접다 보면 점점 우리의 상식을 깨는 일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기하급수적 기술들은 처음에 발전 가능성이 매우 미약하게 보여 그리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게 우리가 기하급수적 성장을 예측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다.

셋째, 무료화(Demonetization)의 혁신은 수많은 기업을 소멸시킨다.

과거만 해도 무료 서비스는 싼 게 비지떡이라는 식의 인식을 심어주었다. 게다가 기업이 돈을 벌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기 때문에 무료 보완재라는 개념을 간과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쓰는 대부분의 서비스는 무료이고 그런 기업들이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우리는 카카오톡을 통해 메시지를 보내고 구글을 통해 검색하고 유튜브를 이용해 많은 콘텐츠를 소비한다. 무료화라는 혁신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미래 예측을 절대적으로 신뢰해서는 안 된다. 단지 변화의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알아두면 좋을 지식과 시나리오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는 있다. 예측은 미래를 대비하고자 하는 ‘하나의 옵션’에 불과하다는 걸 명심하자.

참고 :

1) 95년에 예상한 2020년의 모습.jpg, 에펨코리아

2) 볼드, 피터 디아만디스

3) 일취월장, 고영성/신영준

Written by 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