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주일을 죽어라 일한 두 팀원인데 책상은 너무 다르다. 한 연구에서 사무공간을 자신에게 맞춤화하도록 허용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32퍼센트나 높은 성과를 보였다고 한다. 드림웍스나 엣시 같은 기업들은 신입사원에게 책상을 꾸미는데 예산을 내준다. 스스로 공간을 꾸미게 하면 주인의식과 소속감이 커진다. 가능한 한도 내에서 업무공간을 개인화하는 것은 생산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심리적 위안에 투자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직원의 성과를 끌어내는 사무실에는 여러 터치 포인트들이 존재한다. 업무 효율이 올라가는 공간은 어떤 점이 다른지, 코로나로 인해 공간 활용의 어떤 부분이 달라지는지도 함께 알아보자.
1) 공간 변화의 이해
많은 기업이 원격 근무로 생산성 유지가 가능해지면 코로나 이후에도 더 유연한 근무방식으로 바꾸고 사무실 크기도 줄일 수도 있다. 그러나 원격 근무를 모든 직군에 적용하긴 어렵고 대부분 사무실로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사무실에 접목해 공간을 유지하거나 공간 구성을 달리하기 위해 오히려 공간을 더 넓힐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사무실의 가장 큰 변화는 공용공간이 줄어드는 것이다. 소통을 위한 개방형 공간에서 다시 오래전 사무공간의 표준이었던 칸막이 책상이 부활할 수 있다.
2) 사회적 거리 두기
안전을 위해 직원 배치도 달라진다. 자리는 마주 보는 대신 등을 돌려 앉는 것으로 바뀐다. 책상 사이의 거리를 늘리고, 회의실 수용 인원은 줄인다. 공용공간의 좌석을 줄이고 간격은 넓히는 식이다. 한 부동산 회사는 사무실 바닥에 화살표를 표시해 한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고, 각 자리의 바닥에 원을 그려 사회적 거리를 의식하게 하며 매일 한 장씩 커다란 항균 종이를 책상 위에 깔고 일하게 한다고 한다. 사무실 내 감염의 경로인 문손잡이와 엘리베이터 버튼 등을 주의하기 위해 음성인식이나 얼굴인식을 기술을 적용하는 기업도 늘 것으로 본다.
3) 가구의 느낌
가구 배치와 가구의 물리적인 재료도 직원의 회사 경험에 미묘한 영향을 준다. 관련 연구에서 딱딱한 나무 의자에 앉는 사람은 푹신한 쿠션 의자에 앉는 사람보다 협동 의지가 낮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단순히 심미적인 이유로 선택하지 않고 가구가 주는 느낌과 의미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4) 화장실
앞서가는 기업은 화장실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흥미로운 예술 작품을 전시한다거나 혁신적인 잡지를 놓아둔다거나 독특한 음악을 틀어놓아 창의성을 자극하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5) 비공식적 공간
직장 내 비공식적 공간이 직장 내 인간관계의 질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직원들이 모일 수 있는 실내나 야외 공간을 제공하는 것은 어느 조직에서도 꼭 필요한 터치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직원들의 인간관계를 개선하고 네트워킹 기회를 만들며 창조적 상호작용을 북돋아 준다.
6) 에너지 충전
낮잠과 같은 에너지 충전이 자유로운 근무 형태는 생산성을 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뇌는 복합적인 사고에 도움 되는 환경에 반응한다. 업무에 따르는 인지적 요구를 충족시키는 쪽으로 환경에서 성과가 올라갈 수 있다.
7) 다양한 장소 선택권
게리 제이콥스에 의하면 진화론 관점에서 우리는 에너지 충전을 위한 조용한 공간과 상호작용을 위한 그룹 환경을 모두 선호한다. 사람에 따라 동굴과 캠프파이어 중 선호하는 쪽은 다를 수 있지만, 능력을 발휘하려면 누구든 두 가지 환경이 모두 필요하다. 직장에서 각자 선호하는 환경을 이용하도록 하면 된다.
8) 가장 좋아하는 것들의 벽
성공한 여러 기업은 내부 공간을 직원들을 위한 표현 공간으로 활용한다. 닥스코라는 회사는 팀원들이 가장 좋아하는 책이나 영화, 스포츠팀의 유니폼 등이 담긴 사진을 전시하는 ‘가장 좋아하는 것들을 위한 벽’을 만들었다. 창의적인 산업의 기업들은 직원들의 작품을 전시회처럼 하기도 한다.
9) 사무실 디자인
한 마케팅 회사는 브랜드 테마와 관련된 사진 콘테스트를 직원 누구나 응모할 수 있게 열어 사진을 회사에 전시하기도 했다. 한 회사는 회의실을 기업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명칭이 아닌 ‘새벽 5시 어딘가’, ‘동지들이여 계속 목말라 하자’라는 이름으로 부르기도 한다. 사무실 디자인에 참여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10) 사무실 경험
훌륭한 기업은 직원들을 편안하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직원들의 경험을 기업 브랜드와 일치하도록 하는 방법을 찾는다. 노션과 거스토 같은 회사는 온돌방 같은 사무실에서 양말이나 맨발로 일하게 한다. 실리콘 밸리에서는 화려한 양말이 개성표출 수단이 되기 때문에 직원들은 기꺼이 개성 넘치는 양말로 화답한다고 한다. 멋진 양말을 뽐내라는 슬로건이 경영진과 직원의 동기가 정확히 일치하는 지점이다.
11) 재택근무
집이 주는 편안함은 기업이 아무리 노력해도 따라갈 수 없다. 재택근무는 출퇴근 시간이 없어지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장점이지만, 조용한 개인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다중 작업의 압박이 덜하고 업무에 온전히 주의를 기울이기 쉽다. 집에서는 작업공간의 많은 요소를 직접 통제할 수 있어서 일에 더 집중할 수 있다.
모든 일에 효과적인 환경은 없다. 즉각적인 의사소통과 상호 협동이 필요한 일도 있지만, 무엇에도 방해받지 않고 집중해야만 하는 일도 있다. 최고의 기업은 목적에 따라 사무실을 디자인하여 직원의 업무 효율을 높인다. 공간의 용도와 목표에 어울리는 경험을 만드는 것이다. 공간은 직원의 성과에 영향을 주지만 공간이 활용 가능한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참고
1) <직장에서 꼭 보이는 두 분류의 사람들…JPG>, 루리웹, 웃긴대학
2) <코로나 이후 달라질 사무공간의 모습>, 티타임즈
3) 책 <공간의 재발견>
Written by LA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