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한 자전거 회사는 택배 배송 중에 자주 일어나는 파손사고를 간단한 아이디어로 감소시켰다. 보통 파손을 막기 위해서 포장지의 재질이나 양을 고민했지만, 이들은 미국인들이 좋아하고 배송업체가 조심히 다룰만한 게 무엇인지 고민한 끝에 TV를 배송 상자에 함께 그려 넣기로 했다. 자전거 크기도 TV와 비슷해서 더욱 그럴듯했다. 포장 디자인을 바꾼 후 파손율은 80%가량 감소했고, 포장의 비밀이 밝혀진 후에도 파손사고는 늘지는 않았다고 한다.

다른 관점으로 문제에 접근하면 그동안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쳤던 부분을 파악해 새로운 해결책을 발견할 수 있다. 이제껏 우리 일상을 바꿔온 수많은 제품 혁신과 서비스도 문제 상황에서 기존 프레임을 다르게 보고 새롭게 해석하는 과정에서 생겨났다. 발상의 전환으로 결정적인 결과 차이를 끌어낸 혁신사례 4가지를 더 살펴보자.

1) 10도의 차이

한 블렌더 회사는 제품이 덩어리 없이 균일하게 잘 갈리지 않는 문제를 두고 처음에는 모터의의 성능의 문제로 여겨 모터 속도만 높였다. 하지만 용기 안의 재료가 같은 자리에서 회전할 뿐 문제는 여전했다. 그러던 중 용기를 기울여 사용하는 기술을 개발하게 됐는데 10도만 용기를 비스듬히 기울였을 뿐인데 모든 재료가 골고루 섞였다고 한다. 이 기술로 유럽 미슐랭 스타 쉐프 절반이 이 블렌드를 사용한다고 한다.

2) 구멍 난 신발

처음 물놀이용 신발은 물에 젖지 않는 방수에 초점을 맞췄지만, 크록스는 방수 대신 구멍을 통해 물이 빨리 빠져나가고 공기가 잘 통해 젖은 발이 빨리 마르도록 발상을 전환했다. 통풍이 잘되어 오래 신어도 발에 땀이 잘 차지 않게 됐다. 오래 서서 일하는 사람들이 자주 찾는 기능성 신발이 되었고, 사람들은 신발 구멍에 지비츠를 끼워 개성을 표한 하기도 했다. 구멍 때문에 재미있는 신발, 실용적인 신발이 된 것이다.

3) 달마오토시식 해체 방식

건물을 해체할 때 맨 위층에서 아래로 내려오던 기존 방식은 주변에 다량의 소음과 분진을 발생시키는 문제점이 있었다. 가지마 건설은 달마오토시식 해체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건물을 해체할 때 1층부터 해체하는 방식을 생각해낸 것이다. 달마오토시식 해체 방식은 기존 해체 방식과 비교했을 때 폐자재 재생률이 40% 정도 더 높고, 분진 발생은 30% 정도 줄어든다. 또 지상에서 모든 해체 작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폐자재와 작업자가 낙상할 위험이 없다. 동일한 작업의 반복으로 작업 시간이 10~20% 정도가 단축된다고 한다.

4) 배면뛰기

높이뛰기 선수 딕 포스베리는 처음으로 높이 뛰기 대회에서 배가 아닌 등이 지면을 향하는 모습으로 도약했다. 누워서 장대를 넘은 것은 처음이었다. 배면뛰기라는 새로운 높이뛰기 방법을 탄생시킨 것이다. 당시만 해도 높이뛰기 선수들은 뜀틀을 넘듯 다리를 벌려 장대를 넘거나 두 다리를 옆으로 해서 넘었다. 포스베리는 그때까지만 해도 세계 랭킹 48위인 무명 선수였지만 이듬해 열린 대회에서 새로운 높이뛰기 방법으로 2.24m를 뛰어넘는 대기록을 달성하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후 포스베리 플롭으로 불리며 기존의 높이뛰기 방식에 변혁을 가져왔고, 전 세계 높이뛰기 선수들이 따라 하게 됐다.

발상의 전환은 관심에서 시작된다. 특정 이슈에 계속 관심을 가져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이유에 대해 고민하다 보면, 다른 해석의 여지를 발견할 수 있다. 생각을 바꾸면 결과도 달라진다.

참고

1) <네덜란드 자전거 회사의 놀라운 택배 파손 방지 아이디어>, ytn

2) <10도 기울였더니 명품이 되었다>, 티타임즈

3) 책 <미친 발상법>

Written by LA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