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딩크족으로 살아보는 건 쉽지만 계속 딩크족으로 사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결혼 초반 딩크족이라고 이야기한 부부들이 몇 년 지나지 않아 아이를 낳은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아이 없는 결혼생활은 여전히 불완전한 것으로 인식되며, 딩크족은 이기적이라는 사회적 이미지도 남아있다. 아이가 있어야 가족이 완성된다고 믿는 사람들은 아이 없는 부부의 행복을 믿지 않는다.
여성의 친구 관계에서도 가정의 형태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고, 불편한 순간이 반복되면 관계에 균열이 생긴다. 딩크족 여성은 미혼인 친구와 아이를 낳은 친구 중 어느 쪽도 완전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다. 모든 엄마가 그런 건 아니지만, 엄마들 사이에서 딩크족 여성은 대부분 엄마인 친구를 돕게 된다. 조금이라도 불만을 보이면 인정머리 없고, 아이를 낳아본 적 없어서 뭘 모르는 여자가 되어버린다. 자신의 일상과는 다른 이야기에 겉돌면서 그들만의 언어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여자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질책까지 받아야 한다.
여성의 친구 관계 균열은 결혼과 출산으로 여성이 점점 자유를 잃어가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물리적 거리가 발생하고 무엇보다 시간이 부족해진다. 기술 발달로 일상과 근황은 쉽게 공유할 수 있게 되었지만, 심리적 거리는 또 다르다. 많은 시간 연구에서 엄마의 삶이 힘든 이유로 역할 과부하와 높은 노동 밀도를 말한다. 출산과 육아가 힘든 일인 건 분명하다. 하지만 배려는 상대의 자발적인 행동이어야 한다. 아이가 없다는 이유로 당연한 듯 강요해서는 안 된다.
어떤 선택이든 얻는 것과 잃는 것이 존재한다. 감당해야 할 문제들이 다른 것뿐이다. 주변의 압박이 아니어도 딩크족은 충분히 고민한다. 보편적 경험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을 것이다. 각자의 삶에는 각기 다른 무게와 괴로움이 있다. 그렇더라도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마음이 관계를 이어가게 한다. 심리적 거리를 좁히기 어렵다면 멀어지는 관계의 변화를 차분히 받아들일 수도 있어야 할 것이다.
참고
1) <딩크인 내게 빚쟁이처럼 구는 애셋 친구>, 네이트판
2) 책 <엄마는 되지 않기로 했습니다>
3) 책 <딩크족 다이어리>
Written by LA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