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는 아이들에게 똑같은 사랑을 주려고 해도 분명 더 아픈 손가락이 있기 마련이다. 편애는 한 자녀에게만 더 허용적이거나 더 공감하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그런 모습은 한쪽 아이에게 좋은 정서적 지지가 될 수 있지만, 다른 한쪽은 소외감과 깊은 상처를 받을 수 있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부모의 편애를 경험한 아이들은 그 사실에 대해 깊은 슬픔과 분노를 느꼈고, 자신의 존재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더 관심받는 아이 또한 자기 위치를 지켜야 한다는 부담감과 다른 형제의 질투를 받기도 한다. 부모의 편애나 차별대우, 사소한 비교에서 형제간의 갈등이 시작되기도 한다. 편애가 너무 확연하게 드러날 땐 더 큰 갈등이 생길 수 있다. 부모의 대처에 따라 형제 사이가 끈끈해질 수도 멀어질 수도 있다. 부모는 자신이 한 아이에게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이는 건 아닌지 냉정하게 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 부모가 자녀를 편애하는 상황을 먼저 알아보자.
1) 형 말이 맞아 무조건 들어
두 아이의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때 큰아이의 체면을 살려주기 위해 무조건 큰아이 편을 드는 경우, 작은 아이는 수직관계 자체에 거부감과 불만이 쌓여, 사회규범이나 위계질서에 대해 반감을 보일 수 있다. 큰아이는 일시적으로 우쭐해질 수 있지만, 심리적 부담을 느끼게 된다. 자신을 향한 기대가 자기 삶의 결정에 방해요소가 될 수 있다.
2) 무엇이든 동생에게 양보해야지
부모가 늘 동생 편에 서면 동생은 항상 자신은 누군가의 보호와 양보를 받을 수 있다고 오해하게 된다. 배려와 도움을 당연시하고 감사할 줄 모르게 된다. 힘든 일에서 의존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큰아이는 자신이 늘 양보해야 하는 상황을 억울하게 느껴 부모와 동생에 대한 안 좋은 감정을 가질 수 있다. 동생이 부담스러워 도망치고 싶은 마음도 들 수 있다. 늘 양보해야 한다는 피해 의식이 다른 모든 상황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 큰아이의 자존감을 먼저 지켜주어야 형으로서의 존재감을 더 가치 있게 여기게 된다.
3) 동생이 자니까 조용히 해야 해
어린 형제의 경우 조절력이 부족한 큰아이에게 너무 많은 제한을 주면 동생을 원망하게 된다. 자신은 마음대로 놀지 못하는데 잠만 자는 동생이 더 관심받는다는 것에 혼란스러울 수 있다. 그럴 때 어린 동생을 꼬집거나 머리를 당기는 행동을 할 수 있다. 자신도 불편하고 힘든데 하는 행동마다 꾸중을 들으니 답답한 것이다.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 동생은 잠을 많이 자야 하고, 그러면 함께 놀이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온다고 아이 수준에서 이해시킬 필요가 있다. 동생을 배려하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칭찬해주면 좋은 행동이 더 강화될 수 있다.
4) 동생도 생겼는데 왜 이렇게 아기처럼 구니?
갑자기 동생이 생기는 건 큰아이에게 역경과도 같다. 큰아이 마음을 알아주지 않은 채 작은 아이를 위한 행동만 요구하면 큰아이는 자신은 사랑받지 못한다고 여기며 불안감을 느낀다. 이때 아이는 스스로 가장 편안하고 만족했던 순간을 찾기 위해 아기 행동을 따라 하기도 한다. 이때 꾸중하면 더 큰 수치감을 느끼고 좌절할 수 있다. 동생을 더 괴롭히고 퇴행 행동이 더 오래갈 수 있다. 그럴 땐 큰아이만을 위한 놀이시간을 확보하여 집중적으로 놀아줄 필요가 있다. 애정표현을 자주 하여 부모의 사랑이 변함없다는 것을 알려주고 충분히 사랑을 느끼도록 해주는 게 중요하다.
편애에서 벗어나려면 우선 아이들을 다른 강도와 다른 방식으로 사랑하고 있지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 부모는 더 사랑하는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인간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다른 감정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다음 한 아이에게 쏠려있던 관심을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돌려 개개인의 장점과 재능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던 아이 성향에 더 주목해서 좋은 점을 발견하고 분명하게 표현해주면 좋다. 형제의 터울에 따라서도 대처 방법이 달라져야 한다.
1) 형제 터울이 클 경우
터울이 크면 형제자매가 함께 놀이하기는 어렵다. 큰아이는 같이 놀지도 못하고 도움만 줘야 하는 동생이 귀찮을 수 있다. 동생을 분풀이 대상으로 여길 수도 있다. 동생은 큰아이를 부모처럼 의지하며 세상에 대해 수동적인 태도를 보일 수도 있다. 반대로 동생과의 관계가 아예 소원해져 이기적인 아이가 되기도 한다. 터울의 장점을 잘 활용하면 큰아이가 동생 양육에 있어 교육자로서 든든한 지원자가 될 수도 있다. 가족 내에서 큰아이에 대해 지나친 어른의 역할을 전가하지 않고, 아이 발달 연령에 맞는 욕구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2) 형제 터울이 작을 경우
형제간에 터울이 작으면 비슷한 만큼 자주 싸울 수 있다. 나눠 가지는 것부터 부모에게 바라는 사랑 방식까지 질투할 수 있다. 장점으로는 서로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 함께 놀이할 수 있다는 것과 부모가 동시에 비슷한 욕구를 채워줄 수 있다는 것이다. 모두 소중한 자식이라는 것을 알게 하고 부모의 인정을 받기 위해 싸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의 고유한 특징과 개성을 인정해주며 각자의 애칭을 지어주는 것도 좋다. 부모가 비교하거나 의도적으로 경쟁을 부추기지만 않는다면 건강한 경쟁심리를 가질 수 있다. 함께 해결할 수 있는 협동과제나 놀이를 제공하는 것도 좋다.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필요와 고마움을 느낄 수 있다. 형제가 함께 참여하는 놀이 분위기를 조성해주면 서로의 존재를 더 감사히 여길 수 있다.
인생의 시기마다 형제자매의 역할은 달라진다. 사이가 좋으면 인생 초반에는 둘도 없는 친구이다가 청년이 되면 위기 상황에서 도움을 주고받기도 하고, 존재만으로 든든함을 느끼기도 한다. 좀 더 시간이 지나면 부모부양의 책임을 함께하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서로를 정서적으로 더 의지할 수 있다. 부모가 어릴 때부터 충분한 사랑과 공평한 대우로 아이들의 필요를 잘 채워주면 형제자매 관계는 좋아질 수밖에 없다. 우애 깊은 형제자매 관계야말로 부모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참고
1) <동생의 식탐과 엄마의 훈육>, 네이트판
2) 책 <형제자매는 한 팀>
3) 책 <형제자매 갈등 대처하기>
Written by LA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