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선택은 우리 삶에서 중요한 요소다. 경제활동을 하는 게 삶을 영위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일이다 보니, 직업 선택은 삶의 행복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한 해외 커뮤니티에서 ‘꿈의 직업에 대한 60개의 연구 결과를 리뷰해본 결과, 이게 우리가 찾은 내용입니다. (We reviewed over 60 studies about what makes for a dream job. Here’s what we found)’ 라는 글이 화제가 되었다.

이 글에서 꿈의 직업이 가지는 여섯 가지 요소들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놀랍게도 연봉은 그중 하나가 아니었고 ‘열정을 따라야 한다’라는 것 또한 위험하다고 말한다. 이 부분은 스티브 잡스가 젊은 시절 불교 참선에 대해 굉장한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만 봐도 설명이 된다.

그렇다면 그 6가지란 무엇일까?

  1. 장기적인 행복에는 PERMA라는 다섯 가지가 필요하다.
  2. 내 일이 타인에게 도움이 된다는 느낌이 들 수 있어야 한다.
  3. 내가 잘하는 일을 해야 한다.
  4. 주변 사람들이 괜찮은 사람들이어야 한다.
  5. 통근 시간이 길다던지 하는 현실적인 요소들도 너무 무시하면 안 된다.
  6. 직업에서 모든 것을 찾을 필요가 없다.

여기에서 전부 다루기보다 1번, 2번, 6번에 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한 분은 원글을 읽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첫번째의 PERMA란 아래 5가지를 말한다.

Positive emotions : 긍정적인 감정

Engagement : 몰두

Positive Relationships: 긍정적인 인간 관계

Meaning : 의미

Accomplishment : 성취감

그렇다면 몰두할 수 있는 직장이란 어떤 걸 말하는 걸까? 몰두할 수 있는 직장은 게임과도 비슷하다고 한다. 정말 중요한 것은 연봉이나 지위, 회사의 종류가 아니라, ‘매일 매일 매 순간에 무슨 일을 하게 되는가’라고 말이다. 몰두할 수 있는 일이란 우리의 주의를 끌고 일과 함께 리듬을 탈 수 있는 일이다. 엑셀 작업할 때는 지겹지만 게임은 지겹지 않은 이유는 게임은 처음부터 사람들을 몰두시키기 위해 디자인되었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게임에는 네 가지 요소가 있다. 1. 내가 일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결정권, 2. 시작과 끝이 확실하게 정의된 작업, 3. 다양한 종류의 일, 4. 성공 시 즉각적인 보상, 이 4가지다. 이 4가지 요소는 현실의 직업 만족도와도 굉장히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게 많은 연구로 입증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온종일 게임만 하면 별로 행복하지 않다. 그 이유는 행복한 직장 생활을 하려면 다른 요소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게 2번째 조건인 ‘내 일이 타인에게 도움이 된다는 느낌이 들 수 있어야 한다‘이다.

수익 애널리스트, 패션 디자이너, 티비 뉴스 디렉터, 이 세 가지 직업은 모두 ‘몰두할 수 있는 직업’이라는 첫 번째 조건을 만족하는 직업들이다. 하지만 이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 중 90% 이상이 자기 일이 무의미하다고 믿는다. 반면에 소방수, 간호사, 신경외과 의사, 이 세 가지 직종에 종사자는 거의 전원이 본인이 의미 있는 일을 한다고 믿는다. 이 두 직군을 가르는 가장 큰 차이는 후자의 직군이 타인을 돕는 직업이라는 점이다. 타인을 돕는다는 느낌이 있어야 본인의 직업이 의미가 있다고 느낀다는 얘기다.

마지막 6번째 조건인 ‘직업에서 모든 것을 찾을 필요가 없다‘는 주목해볼 만한 이야기다. 위의 다섯 가지 요소를 직장에서 모두 얻는 것은 불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중 서너 개를 얻을 수 있다면 여가에서 나머지 한두 가지를 얻으면 된다. 직업과 여가는 함께 설계해나가야 한다라는 이야기다.

글쓴이는 열정만 좇다가는 큰일 날 수가 있다고 경고한다. 왜냐하면 “열정을 좇아라”라는 슬로건은 크게 세 가지 면에서 위험하기 때문이다. 첫번째로 열정만 있으면 행복할 것처럼 믿게 만든다는 면에서 위험하다. 위에서 이야기한 ‘좋은 직장의 조건’들을 무시하면서 행복하기는 쉽지 않은데 그런 부분을 간과하게 되기 때문이다. 사실 열정을 좇으면 위의 이야기한 조건을 무시하는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그 조건들을 위배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당신이 열정을 가지는 분야는 다른 사람도 보통 열정이 있기 마련이고, 따라서 그 분야는 경쟁이 치열하기 쉽다.

[스포츠와 예술에 열정을 가진 학생의 숫자 vs 스포츠와 예술계에 존재하는 직업의 수]

두 번째로 사람들이 가진 열정이 꼭 커리어와 관계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열정이 없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런 사람들은 일단 직업을 구하고 나서 그 일을 좋아할 수도 있다. 세 번째로 열정을 따르라는 슬로건은 사람들의 시야를 좁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문학을 좋아하면 반드시 작가가 되어야 한다고 믿기 쉽다. ‘단 하나의 진정한 열정’만이 진짜고 다른 옵션들은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는 점이 문제다.

하지만 사람들은 원래 본인이 생각하던 분야가 아닌 일을 하다가 열정을 가지게 되기도 한다. 당신이 하는 일이 남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알게 되고, 그러다 보니 그걸 좀 더 잘하려고 연습을 하게 되고, 몰두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주변 사람들과 잘 지내게 되고, 그럼 당신은 그 일에 열정적이게 된다.

이 글에서 말한 좋은 직장의 여섯 가지 조건이란 결국 직장의 Context(맥락, 흐름)에 대한 것이지, Content(내용)에 대한 것이 아니라고 글쓴이는 강조한다. ‘나의 진정한 열정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의문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쓰는 대신에 남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자. 그 일은 남들에게도 좋지만, 당신에게도 좋다.

이 글을 통해 좀 더 많은 사람이 ‘열정을 쫓아라’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서 벗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좀 더 많은 사람이 자기 일이 남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을 해봤으면 좋겠다. 다들 돈만 있으면, 안정적인 직장만 있으면 행복할 것이라고 착각하지만 잘못된 방향을 향해 전속력으로 뛰면서 지쳐 나가떨어지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

무조건 노력하는 게 아니라 의식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그리고 내가 노력하고 있는 방향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 알려면 좋은 멘토로부터 피드백을 받거나 양서들을 읽으면서 생각의 확장을 경험해야 한다. 위의 참고 글이 너무 좋은 내용이다 보니 나는 이쯤에서 얼른 글을 마치고 다시 한번 정독하러 가야겠다.

참고 : We reviewed over 60 studies about what makes for a dream job. Here’s what we found., 80000hours

Written by 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