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타자르 그라시안은 아무리 친해도 자신을 드러내지 말라고 했다. 인간관계를 현명하게 다룰 줄 아는 사람은 함부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현명한 사람은 자신이 아니라 타인을 드러나게 한다. 대부분 사람이 가장 관심을 갖는 대상은 다른 무엇도 아닌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역설적이게도 자신을 드러내고자 한다면 타인을 드러내야 한다. 자신을 드러내는 사람은 시간이 갈수록 고립되지만, 타인을 드러내는 사람은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타인과 연결된다. 지금부터라도 자신이 아니라 타인을 드러내는 인간관계의 지혜를 알아야 한다. 그러한 지혜가 일과 삶 모두에서 성장과 성공을 가져다줄 것이다.
말을 잘하는 사람은 말을 잘 듣는 사람이다
말을 제일 잘하는 사람은 논리적으로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타인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관심을 갖고, 자신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사람에게 호감을 느낀다.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은 호감을 끌어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그러한 호감은 인간관계를 성공으로 이끄는 강력한 원동력이 된다. 반대로 인간관계를 망치고 싶다면 경청하지 않으면 된다.
사람들이 당신을 멀리하고, 뒤에서 비웃고, 심지어 욕하게 만들고 싶은가? 그렇다면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지 말고, 당신의 이야기만 해라. 상대의 말을 끊고 중간에 끼어들어라. 어차피 그 사람은 당신보다 못한 사람이다. 그 사람이 늘어놓는 쓸데없는 말에 당신의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당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해라. 그러면 당신은 머지않아 모두에게 미움받는 사람이 될 것이다.
말을 독점하면 적이 많아지는 법이다.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으면, 그들도 당신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인간은 입이 하나 귀가 둘 있다. 이는 말하기보다 듣기를 두 배 더 하라는 뜻이다. 말은 화근을 낳는 경우가 있지만, 귀가 화근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니 타인의 말을 경청하라. 남의 말을 경청하는 사람은 어디서나 사랑받을 뿐 아니라 시간이 흐르면 지식을 얻게 된다. 인생을 성공으로 이끄는 최고의 인간관계 기술이 바로 경청이라는 사실을 꼭 기억하길 바란다.
이름을 기억하면 특별한 일이 생긴다
짐 팔리는 미국 뉴욕의 가난한 아일랜드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아버지의 이른 죽음 때문에 10살 때부터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학교에 다니는 것은 꿈도 꿀 수 없었다. 그러나 짐 팔리는 마흔여섯이 되기 전에 대학 네 곳에서 명예박사를 받았고, 민주당 전국 위원회 의장과 미국 우정공사 총재까지 지냈다. 한 기자가 그에게 성공 비결을 알려달라며 이렇게 물었다.
“제가 듣기로 선생님께서는 1만 명의 이름을 기억하신다면서요?”
그러자 짐 팔리는 이렇게 대답했다.
“아닙니다. 1만 명이 아니라 5만 명입니다.”
짐 팔리는 사람들이 세상의 모든 이름을 합친 것보다 자기 이름에 더 관심이 많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깨달았다. 상대방의 이름을 기억했다가 친근하게 불러주면 상대방을 존중한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반면에 이름을 잊어버리거나 잘못 부르면 어색하고 불편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성공적인 인간관계를 이루고 싶다면 상대의 이름을 기억해야 한다. 미국의 정치인들이 새기는 첫 번째 교훈도 바로 이름에 관한 것이라고 한다.
“유권자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은 정치인의 중요한 능력이다.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면 자신도 기억되지 못할 것이다.”
프랑스의 황제이자 나폴레옹 대제의 조카였던 나폴레옹 3세는 만나는 사람의 이름을 모두 기억했다고 한다. 그에게 과연 어떤 특별한 비법이 있었을까? 답은 간단하다.
그는 이름을 제대로 듣지 못했을 때 “미안하지만 잘 못 들었네요. 다시 말씀해주시겠습니까?”라고 했고, 상대의 이름이 독특할 때는 “철자가 어떻게 되시나요?”라고 다시 물었다. 대화할 때 상대의 이름을 여러 번 말하고, 그 이름을 상대의 특징과 표정, 외모와 연관 지어 기억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혼자 있을 때 그 사람의 이름을 종이에 적은 후 여러 번 쳐다보며 이름을 기억하려고 노력했다.
이처럼 청각과 시각을 모두 동원해 사람들의 이름을 기억하려고 노력했다. 인간관계를 성공으로 이끌고, 타인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갖기 위해서 무언가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관계의 기본을 지키는 데 있다. 이름을 기억하는 것은 그러한 기본 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존중 없는 관계는 없다
존중의 사전적 의미는 ‘높이어 귀중하게 대함’이다. 즉, 존중이란 나를 낮추고 상대를 높이는 것이다. 진정으로 상대방을 존중하려면 그 사람이 무엇을 소중하게 여기는지 알아야 한다. 그것을 함께 공감해주고 인정해주는 것이 그 사람을 귀중하게 대하는 것이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을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가까운 관계일수록 더 그렇다.
어떻게 보면 ‘무시’가 아니라 ‘무신경’이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별반 차이가 없다. 그래서 가까울수록 더 신경 써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무신경이 무시로 변질되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존중은 사라지고 관계는 깨지게 된다. 진정한 존중은 푼돈을 투자해 목돈으로 돌려받는 일이다. 인간관계의 중심에는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 위치한다.
그 주변이 보이지 않는 존중의 힘으로 탄탄하게 연결되어 있다면, 그 최대 수혜자는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 된다. 타인을 존중하면 이기주의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이기주의란 원하는 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상대에게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살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상대의 인생을 존중하고, 상대의 신념을 존중하고, 상대의 가치관을 존중하라.
그래야 상대방도 내 인생을, 내 신념을, 내 가치관을 존중할 수 있다.
그래야 내 뜻대로 살면서도 이기적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