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신을 희생하려거든 머뭇거리지 말아야 한다. 자꾸 주저주저하면 애초에 희생하려던 마음이 모두 부끄럽게 된다. 남에게 베풀었거든 보답을 바라지 말아야 하니, 내심 보답을 구하면 애초에 베풀었던 선한 마음이 모두 위선이 된다.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 불우한 처지에서는 주위의 모든 것이 나를 단련시키는 좋은 침과 약이 되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지조와 품행이 닦여진다. 일이 뜻대로 순조롭게 될 때에는 눈앞의 모든 것이 흉기가 되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육체와 정신을 썩어 문드러지게 한다.

음침하고 말이 없는 사람을 대할 때에는 스스럼없이 흉금을 털어놓아서는 안 된다. 상대방의 속마음을 알기 어려운 까닭이다. 성 잘 내고 잘난척 하는 사람을 대할 때에는 말을 삼가야 한다. 주고받은 말을 누설하여 해가 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늘 스스로 반성하는 사람은 부딪치는 일마다 자신에게 이로운 약이 되고, 남만 탓하는 사람은 마음씀씀이 하나하나가 모두 자신을 헤치는 흉기가 된다. 하나는 모든 선행의 길을 여는 것이되, 다른 하나는 온갖 악행의 근원을 깊어지게 하는 것이니, 둘 사이가 결국에는 하늘과 땅처럼 멀어지게 된다.

고기는 잡는 그물을 쳐 놓았는데 기러기가 물고기를 탐내다가 그 그물에 걸려들고, 사마귀가 먹이를 노리고 있을 때 참새가 그 뒤에서 사마귀를 노리고 있는 것처럼, 계략 속에 계략이 감추어져 있고, 이변 밖에 이변이 생기니, 자신의 지혜와 잔꾀를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성급하게 서둘러서 분명하게 해결되지 않던 일이 차근차근히 해나가면 의외로 쉽게 자명해질 수 있으니, 너무 조급하게 서둘러 일을 불안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시켜서 말을 잘 듣지 않던 사람도 내버려 두면 의외로 따르는 수가 있으니, 엄하게 제어하는 데만 급급하여 그의 불순함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

바쁜 와중에도 여유를 가지려면 모름지기 먼저 여유 있을 때 의지할 근거를 찾아 두어야 하고, 소란스런 와중에도 고요함을 유지하려면 모름지기 먼저 고요할 때 중심을 세우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 삶의 잣대가 환경에 따라 바뀌고 사정에 따라 흔들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