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왕삼매론은 말하고 있다.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병고로써 양약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병을 앓을 때 신음만 하지 말고 그 병의 의미를 터득하라는 의미이다. 건강했을 때 생각해 보지 못했던 일들을 병을 앓을 때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내가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아왔는가? 내게 주어진 인생을 어떻게 살아왔는가? 내 인간관계에 어떠했는가? 나는 얼마나 충만하게 살아왔는가? 스스로 자기 성찰을 할 수 있는 계기로 삼으라는 것이다.

병 자체가 죽을 병이 아니라면 그 병을 통해서 새로운 눈을 떠야 한다. 좋은 약으로 삼아야 한다. 사람의 몸은 허망한 유기체이다. 지금 우리가 이 자리에 함께 모여있지만 이 다음 순간 또 어떻게 될지 모른다.

우리는 예측할 수 없는 존재이다. 본래 그렇다. 그러므로 이 몸 가지고 늘 건강하기를 바라지 말라고 보왕삼매론은 일깨우고 있다. 이 말은 즉 건강했을 때, 내게 건강이 주어졌을 때 잘 살라는 뜻이다. 허송세월하지 말라는 것이다. 인생을 무가치한 곳에 쏟아 버리지 말라는 뜻이다.

모든 것은 *선지식(성품이 바르고 곧고 덕행을 갖추어 바른 도로 가르쳐준다는 불교 용어)이다. 배우려고 하는 사람에게는 둘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선지식이다. 좋은 일은 좋은 일대로, 언짢으면 언짢은 대로 우리의 삶에 교훈을 주고 있다. 좋은 일은 본받고, 언짢은 일을 통해서도 우리는 공부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세상을 고해라고 하지 않는가? 고통의 바라라고. 사바세계가 바로 그 뜻이다. 우리가 이 고해의 세상, 사바세계를 살아가면서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리기만 바랄 수는 없다. 필연적으로 어려운 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어떤 집안을 놓고 보더라도 밝은 면도 있고 어두운 면도 있다.

삶에 곤란이 없으면 자만심이 넘치게 된다. 잘난 체하고 남의 어려운 사정을 모르게 된다. 마음이 사치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보왕삼매론은 ‘세상살이에 곤란 없기를 바라지 말라’고 일깨우고 있다. 또한 ‘근심과 곤란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라’고 말한다.

참고: 《산에는 꽃이 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