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을 가르치는 직업일수록 때 묻지 않은(?) 요청을 받을 일이 많다. 어른을 상대하는 일이 익숙하지 않다 보니, 문자에서도 친구에게 하듯 상급자를 대할 때가 있다. 중, 고등학생까지는 말투, 보고 태도에 대해 지적받을 일이 적다. 만나는 어른이 봤자 고작 학교 선생님, 학원 선생님에 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생이 되고, 주도적으로 수업 관리를 하기 시작하면서 교수님과 부딫힐 일이 많아지고, 어투, 보고 태도에 자주 지적받는다. 한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20살 대학생이 교수님께 메일을 보낸 내용도 같은 맥락이다. 어리숙하고, 솔직하고, 귀엽지만 자칫 무례할 수 있을 것 같다. 당시 메일을 글 작성자는 20살 자신이 쓴 글을 보고 미친 것 같다고 표현했다. 나이가 들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성숙해졌기 때문에 부족했던 점을 발견한 듯 싶다.

대학생 뿐만 아니라 사회 초년생 직장인도 보고에 서툴다. 상사에게 업무 진행 현황을 공유하고, 개선할 점을 제대로 알리지 못한다. 사수가 ‘요즘 일은 일은 잘되고?’라고 물어보면 만연체로 대답한다. ‘제가요… 이런 하다가 저렇게 되었는데 OO님이 이렇게 하라고 하셔서 잘 모르겠다고 했는데 그래서 마감 안에 못 끝내고 오늘까지 일이 마무리되기 힘들 것 같고 그래서 어쩌죠?’라고 말한다. 무슨 말을 하는지 알겠지만 ‘만연체 보고’받는 상사는 답답할 뿐이다. ‘그래서 결론이 뭔데?’라고 얘기하면 본인을 혼내는 줄 알고 엉엉 운다. 말투가 무섭다며…

직장인에게 ‘보고’는 중요하다. 그러나 제대로 보고하는 법을 잘 모른다. 보고의 사전적 정의는 ‘일의 결과나 상황을 알리는 것’이다. 상사에게 전달하는 모든 정보가 보고다. 보고를 잘 하잘 하려면 How to, 일의 결과나 상황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책 《숫자로 일하는 법》은 보고에서 ‘숫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숫자가 없거나 숫자를 설명하는 논리나 근거가 부족하면 아무리 다른 내용을 잘 설명해도 설득하기 힘들다. 예를 살펴보자.

목표에 도달하기 힘들 것 같아요. (목표 대비 30% 미달입니다.)

지금 상황이면 목표에 도달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목표 매출까지 15억 원이 부족합니다. 100% 달성하려면 앞으로 매달 5억 원 이상의 매출이 나와야 합니다.)

판매량이 부족해 계획 달성이 어려워요. (목표 판매량 2,500개가 필요합니다.)

보고의 핵심은 ‘정확함’‘논리’다. 20살짜리 메일처럼 이것저것 이모티콘을 붙이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어떤 정보를 전달하고 싶은지 명확히 밝히고, 숫자를 구체적으로 작성해서 보고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친해도 직장 상사는 상사다. 절대 친구처럼 대할 수 없다. 일은 결과가 나와야 하고, 성과가 드러나야 한다. 각자의 분야에서 보고 때문에 고군분투하느라 애쓰는, 특히 사회초년생 직장인에게 위로의 말을 건넨다.

참고: 와… 20살의 나 미친 듯.twt,인스티즈(링크)

책 《숫자로 일하는 법》

드라마 <청춘시대2>, Jtbc

Written by H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