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만물의 영장이라 부른다. 다른 동물처럼 타고난 신체 조건이 좋지 않았지만, 도구를 자유자재로 쓸 수 있고, 다른 인간과 협력하며, 종교, 법 같은 사회 질서를 따를 수 있는 특징 덕분에 현재의 문명을 이루었다고 한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인간, 특히 호모 사피엔스 종이 이러한 능력이 탁월했기 때문에 생태계를 위협할 정도로 지구에서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고 말한다.
한 커뮤니티에 인간이 가진 생물학적 우월함이라는 게시물이 화제가 되었다. 어떤 내용인지 자세히 살펴보자.

















직립보행, 손 사용, 땀, 지방, 미각, 번식력까지 인간은 신체적 결함을 극복할 엄청난 능력을 지녔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기후 변화, 환경 오염, 자원 고갈이 눈부시게 발전했던 문명의 한계를 직시하게 했다. 인간만의 고유한 능력이 결국, 인간을 파멸로 이끌게 할 원동력이 된 셈이다. 정말로 인간은 지구상에서 없어져야 할 존재일까?
영화에 등장한 악당들은 자연을 위해 인간이 사라져야 한다고 말한다. 인류는 바이러스며, 인류가 시도한 모든 행동은 전염병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지구가 멸망하지 않기 위해 인간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대중문화의 영향을 받은 일부 사람들은 ‘자발적 인간 멸종 운동’이라는 것을 만들어 인간이 없다면 세계는 더 나아지겠다고 생각한다.
이들의 생각은 매우 극단적이다. 일상에서 이것과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있다. 환경 오염이 걱정되어서 아이를 낳지 않겠다거나, 덜 낳겠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하지만 인간의 존재 가치를 부정하고, 존재를 제거하면 환경 문제가 진짜 개선될지는 의문이다. 인간의 의지와 상관없이 생태계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고, 어느 날 우연히 소행성 충돌로 지구가 멸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고유한 특성 덕분에 다른 생물과 전혀 다른 성취를 이루었다. 문명, 법, 인권, 재판, 예술, 음악, 민주주의 등 온갖 것들을 발명했다. 다른 일부는 인간에게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문제가 있지만,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지구에서 벌어지는 환경 오염과 기후 변화의 진짜 원인은 아무도 모른다. 플라스틱이 원인인지, 화석연료가 원인인지, 인간의 개체수가 증가하는 게 원인인지 알 수 없다. 책 《낭비》는 말한다.
“복잡성은 얼마나 많은 낭비가 일어나는지 파악하는 일을 너무 어렵게 만든다. 그러므로 우리는 종종 낭비를 줄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를 때가 많다. 분명 원인과 결과가 있는데 파악하기가 지독히도 어렵다.”
지구를 위해 무엇인가 기여하고 싶다면 ‘플라스틱 아니면 종이?’라고 묻기보다 ‘우리에게 가치 있는 것이 뭐지?’라고 물어야 한다. 사회가 무엇을 중시하는지 분명하게 결정하고 선포한 후 신중하게 과정, 시스템, 그리고 가치를 실현하는 과정을 거칠 때 불필요한 낭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고유한 특징이 지구에 유익한지, 해로울지는 시간이 흘렀을 때 밝혀질지도 모른다.
“사람의 손으로 만든 모든 것은 반드시 아름답거나 추한 모습을 띠게 된다. 만약 자연과 조화를 이루면 아름다운 것이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거나 자연에 위협을 가하면 추한 것이다.” -윌리엄 모리스
참고: 인간이 가진 생물학적 우월함을 알아보자, 개드립 (링크)
책 《낭비》
The Guardian (링크)
Written by H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