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해력이 화두로 떠올랐다. 글보다 영상이 익숙한 세대를 보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한다는 반응이 상당수다. SNS, 커뮤니티 댓글 문화가 발달하면서 기본적인 상식조차 모르는 사람들을 접할 일이 많아졌고, 사람들은 지식을 배울 일이 필요 없다는 반응까지 보인다.

한 커뮤니티에 ‘어휘력 논란이 그저 국어 공부 부족인 이유’ 게시물이 화제가 되었다. 게시물에 첨부된 수능 지문만 봐도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다. 예나 지금이나 수능 국어는 상당히 수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어교육 관련 전문가들은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세대일수록, 스스로 생각할 능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정보를 이해하고, 자신의 것으로 익히고, 실생활에 적용하는 데 시간을 들이지 않고 단편적인 정보 습득에 그친다고 말한다. 요즘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콘텐츠만 봐도 얼마나 사람들이 빨리, 간편하게 지식을 얻으려고 하는지 알 수 있다. 1분 과학, 30초 요리 꿀팁, 영화 10분 요약 등 짧은 시간 안에 지식을 알려준다는 채널이 각광받고 있다.

최근 문해력 수준이 떨어졌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 있다. 바로 ‘심심한 사과’ 논란이다. 한 카페에서 작가 사인회가 있었지만, 갑작스럽게 취소되었다는 안내문을 SNS에 올렸다. 그러자 대댓글로 사과하는데 왜 심심하냐, 사과하는 태도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비판을 받게 되었다. ‘심심한’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잘못 이해해 벌어진 사건이었다. 이 일을 계기로 젊은 층의 문해력 수준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문제가 수면 위로 떠 올랐다.

문해력은 의도적으로 읽고, 의식적으로 읽어서,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드는 책 읽기를 뜻한다. 문해력은 독해와 비슷한 것 같지만 엄연히 다른 단어다. 독해는 정보를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고, 문해력은 읽고 이해해서 내 것으로 만들어서 그 내용을 써먹는 것 까지를 의미한다. 단순히 ‘나 이거 읽어본 적 있어.’에서 끝나지 않고 읽은 것을 내 것으로 정리해, 삶에 적용해야만 진정한 문해력을 기를 수 있다.

빠르고 자극적인 지식이 넘쳐날수록 우리는 깊이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즉, 사색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학생 때는 학교에서 시키는 대로 공부하고, 좋은 성적만 받으면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는 길이 열리지만, 성인은 다르다. 직장에 들어가는 순간 전공뿐만 아니라 교양까지 쌓아야 업무에서 도태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사회인이 돼서도 배움을 게을리한다면 도태되고, 가난한 노년을 맞이할 것이다.

문해력은 개인의 삶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글을 읽고 내 것으로 만들 능력이 없다면, 남의 말에 쉽게 휘둘리고 사기당할 확률이 높아진다. 공짜 폰을 준다는 말만 그냥 듣고, 계약서를 제대로 읽지도 않고 덜컥 계약하는 경우가 한 가지 예다. 계약서만 잘 읽어도 공짜 폰이 진짜 공짜가 아님을 알 수 있지만, 문해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힘들게 일해서 번 돈을 낭비하는 것이다.

학교를 졸업해도 문해력을 기를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가까운 서점만 가도 책이 넘쳐나고, 인터넷에서 조금만 검색해도 독서 모임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내가 마음먹고 움직이기만 하면 된다. 어릴 적 겪었던 학교 교육을 원망하고, 문해력 낮은 사람에게 손가락질하기 전 자신의 문해력은 진짜 괜찮은지 들여다보길 바란다.

참고: 요즘 어휘력 논란이 그저 국어공부 부족인 이유.jpg, 웃긴대학(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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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아름다웠던 우리에게> 카카오TV

Written by. H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