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밀려본 직장인은 안다. 급여 날짜에 맞춰 모든 지출 계획을 세웠는데 전부 다 꼬이고, 당장 쓸 돈이 없어서 카드 대출까지 받게 된다. 회사에 대한 믿음은 바닥으로 떨어지고, 열심히 일했던 보상을 다 뺏긴 기분이 든다. 뒤늦게 월급을 받았지만 지금 다니는 회사는 오래 다닐 곳이 아니라고 생각해, 시간만 때우는 식으로 일하면서 이직을 준비하거나, 부업을 시작하거나, 개인 사업을 준비한다.

한 커뮤니티에 월급 한 달 밀렸다고 그만둔다는 직원에게 서운하다는 게시물이 공분을 샀다. 월급 받으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직장인으로서 매우 화가 나는 게시물이었다. 만약 이 회사에 다녔다면 바로 그만두고 고용노동부를 찾아갔을 것이다.

이 글에 달린 댓글도 하나같이 그런 회사는 계속 다니면 안 된다고 말한다. 한 번 밀리기 시작하면 앞으로도
계속 밀릴 거라며, 회사 자금 담당하는 사람이 이미 나갔을 것이라고 한다.

시장에서 돈을 주고 물건을 거래하듯, 노동시장은 월급을 주고 직원의 시간과 업무 역량을 거래한다. 직원이 대체 불가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면 평균 임금보다 더 많이 지불하고, 부품을 갈아 끼우듯 대체할 수 있는 직원은 평균 임금, 혹은 평균 이하의 임금을 지급하는 형태가 노동 시장의 근본 원리다. 그렇기에 회사는 태만하고, 횡령을 일삼는 직원을 조심해야 하고, 직원은 임금 지급같이 노동법 상 지켜야 할 조항을 지키지 않는 회사를 조심할 필요가 있다.

앞서 소개한 게시물처럼 노동에 따른 대가를 주지 않거나, 감정적인 호소로 상황을 모면한다면 회사는 결코 직원에게서 원하는 만큼 노동력을 얻지 못할 것이다. 이미 회사를 향한 믿음이 깨진 직원은 더 이상 업무에 몰입하지 않고, 회사의 성과를 위해 자신의 시간을 투입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임금체불이 빈번한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충성하는 직원이 있다면, 그 사람은 현실의 냉혹함을 모르거나, 그 회사 빼고는 갈 곳이 없는 사람일 확률이 높다. 아니면 사장의 직계가족이거나.

정규직 일자리가 줄어들고, 파트타임, 단기 계약 형태의 일자리가 늘고 있는 요즘, 직원들은 회사에 뼈를 묻겠다는 각오로 충성하지 않는다. 직원의 내적 동기를 자극하고, 공정한 보상을 제공하며, 합리적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회사에 더 오래 머물 것이다. 또한 회사도 시대 흐름에 맞게 학연, 지연, 혈연으로 채용하기보다 철저히 성과, 실력 위주로 함께 일할 사람을 선택할 것이다.

회사와 직원이 상생하려면 결국 신뢰가 있어야 한다. 강점을 최대한 발휘하고, 양심적으로 일하는 직원과 직원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회사만이 급변하는 노동 시장에서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참고: 월급 한달 밀렸다고 그만둔다는 직원, 인스티즈 (링크)

헬테크, 이과장 유튜브 (링크)

Written by H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