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한국에서 살다가 외국에 나가면 평소에 자연스럽게 하던 행동을 외국인이 신기하게 바라볼 때가 있다. 별다른 생각 없이 행동했는데 상대방이 무례함을 느끼거나, 반대로 내가 다른 문화권에 살던 사람에게 빈정 상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국적만 다를 뿐인데, 같은 상황을 보고 전혀 다른 생각을 하는 점이 아주 신기하다.

한 커뮤니티에 ‘절대 부정 못하는 한국인들의 습관’ 게시물이 많은 공감을 얻었다. 9가지 습관 전부 나도 모르게 하고 있었다. 특히 소파를 등받이로 쓴다는 부분이 개인적으로 가장 공감이 갔다. 소파에 누워서 TV를 보다가 불편해서 결국 거실 바닥에 앉아 소파에 등을 기대서 본 적 있기 때문이었다.

한국인의 정체성은 복잡하다. 어떤 사람이 진짜 한국인인지 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커뮤니티에 소개된 한국인의 습관은 한국인을 가려내는 데 정확한 기준이 될 수 없다. 그러나 해외여행을 가거나, 유학 생활 중 한국인을 만났을 때 어색함을 깨고 친해질 때 한국인 특유의 습관 공유가 많은 도움이 된다.

누군가와 가까워지는 순간은 매우 사소하다. 딱히 관심 없었던 사람이었지만, 대화가 잘 통하고 관심사가 비슷하고, 같은 동네에서 산다는 정보를 알게 되면 저절로 호감과 동질감이 생긴다. ‘어? 나도 그런데?’라는 말이 상대에게서 나오는 순간 긴장감이 풀리고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심리학 용어로 이것을 ‘유사성의 원리’라고 부른다.

사람들은 자신과 비슷한 외모, 성격, 특징, 관심사를 지닌 사람에게 호감을 느낀다. 연구에 따르면, 고향, 정치적 성향, 학력 등의 유사성은 물론, 좋아하는 취미, 브랜드, 운동 등 일상적으로 소소한 유사성 역시 호감을 느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가끔 유사성은 역효과를 발휘할 때가 있다. 대표적인 예로, 학연, 지연 등이 있다. 과한 동질감은 파벌을 짓고, 비슷한 면이 없는 사람들을 인간 이하로 취급하며 공동체에 소속할 수 없게끔 만든다.

한국인들의 습관 게시물이 공감받았던 이유도 ‘유사성의 원리’가 작용했기 때문이었다. 유사성의 원리는 실생활에서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만약 주변에 이성적으로 호감이 있거나,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먼저 나와 상대방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찾아보자. “어? 나도 그런데? 신기하다~” 같은 말이 상대방에게서 나왔다면 절친한 사이가 될 준비가 되었다고 받아들이는 건 어떨까?

참고: 부정 못하는 한국인들의 습관.jpg, 이토랜드(링크)

책 《당신만 모르는 일의 법칙 51》

Written by H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