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단 조절만큼 성공하기 어려운 게 또 있을까? 식단 조절이 쉽지 않은 이유는 하루에 2~3번은 먹어야 어느 정도 생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추워지면 동면에 들어가는 동물처럼 음식 섭취를 한동안 하지 않을 수도 없고 매일 하루에 2~3번은 배고픔이라는 유혹에 시달린다는 얘기다. 다이어트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의지와 싸우려고 해서는 안 된다. 지금부터 칼로리 계산이 당신의 다이어트를 방해하는 결정적 이유 3가지에 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첫째, 결핍은 트레이드 오프를 강제한다
<결핍의 경제학>에서는 왜 부족할수록 우리 마음이 더 예민해지고 유혹에 취약해지는지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우리에게는 주의력이라는 한정된 에너지원이 있다. 주의력도 자원이다 보니 한쪽에 주의력이 쏠리면 다른 곳에 쏟아야 할 주의력이 부족해지기 마련이다. 결국 특정 음식에 대해 결핍을 느끼는 사람은 식단 조절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보다 음식에 더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트레이드 오프(trade-off)란 더 좋은 것을 얻기 위해서 덜 중요한 것을 포기하는 행위를 말한다. 내가 가진 여유자금이 많다면 소비할 때 이걸 사면 그 대신 사지 못하게 될 게 무엇일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자금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무엇을 트레이드 오프해야 할지에 대해 계속해서 머리를 굴리게 된다. 강제로 트레이드 오프에 주의력을 빼앗기게 된다는 이야기다. 칼로리 계산처럼 결핍을 부각하는 행동은 오히려 음식에 대한 갈망을 부추길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둘째, 마음의 여유는 실행제어 능력을 높인다
당신이 식단 조절에 실패하는 이유는 의지력이 약해서도 아니고 당신만이 가진 특별한 문제도 아니다. 여유가 없을수록 충동적인 행동을 하기가 쉬워진다. 결핍을 느끼는 사람은 인지능력이 떨어지고 충동을 억제하는 실행제어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마음에 여유가 있는 사람은 실행제어 능력이 높다는 얘기다. 결핍에도 부익부 빈익빈이 적용된다니 마음이 착잡할 수 있다. 하지만 좌절할 필요는 없다. 백곰을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 더 많이 백곰을 떠올린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된다. 식단 조절에 성공하고 싶다면 그 외의 요소에서 몰입할 요소를 찾자. 다이어트에 성공한 후에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자신의 커리어에서 어떤 성취를 이루고 싶은지 등 전반적으로 관심이 있는 분야에 대해 글을 써보면서 생각을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셋째, 장기적 건강보다 수치에 과도한 신경을 쓰게 되는 부작용이 생긴다
정량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은 목표 달성에 큰 도움이 된다. 다만 이런 수치가 장기적인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는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저축률을 높이는 걸 목표로 잡는 게 저축을 게임처럼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게 만드는 좋은 효과를 거두기도 한다. 하지만 수치에 지나치게 집착하다 보면 본 목적을 잃고 삶의 질이 지나치게 떨어지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다이어트는 건강을 위해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조급한 마음에 단기간에 끝낼 방법만 따라가다 보면 오히려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게 될 수 있다. 단 한 번의 성공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걸 어떻게 계속해서 유지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
1) 결핍의 경제학, 센딜 멀레이너선/엘다 샤퍼
2) 이미지 출처 :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
Written by 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