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고 야근이 많은 직장인에게 약속 취소는 흔히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런 잦은 약속 취소는 지인과의 관계에서도 마찰을 일으키고 자신의 신뢰 자본을 깎아 먹는 일이 된다. 퇴근 후 사람들과의 약속은 물론 자신과의 약속까지 자주 깨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퇴근 후 계획이 자주 어그러지는 이유 3가지에 관해 지금부터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첫째, 오후에는 에너지를 ‘쥐어짜야’ 한다
지인과의 약속이 취소되는 가장 큰 이유는 예상하지 못한 야근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자신과의 약속에서는 뭐가 문제일까? 그것은 자신의 에너지 상태가 오후에도 오전과 마찬가지로 풀충전이 되어 있다고 착각하는 데에서 나온다. 지인과 약속을 잡을 때 갑작스러운 미팅이나 업무가 추가되는 것을 예상하지 못했듯이, 퇴근 후 자신에게 남아 있는 에너지의 양을 과신하는 게 문제다. 뭔가를 계획했다면 차라리 하루의 가장 처음, 또는 오전에 해야 한다. 출근 전에는 방해받을 요소가 오후보다 현저히 적다. 그러니 퇴근 후 무언가를 하려고 자신의 의지를 믿지 말고 아무런 일이 터지기 전 상태인 환경의 힘을 믿어보자. 전날에 늦게 자지 않는 한, 출근 전 하기로 한 계획을 안지키기가 더 어렵다는 걸 깨닫게 된다.
둘째, 꾸준함이 중요하지, 어쩌다가 하는 건 리셋만 반복하는 꼴이다
습관을 만들기 어려운 이유는 그 습관이 몸에 익숙해지기 전에 우리가 그만두기 때문이다. 습관이 된다는 것은 비몽사몽인 상태에서도 자동으로 커피머신 버튼을 누르듯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행동을 말한다. 의지력으로 꾸역꾸역하고 있는 동안에는 계속해서 괴로울 뿐이다. 매일 굳게 마음먹어야지 가능하다는 건 습관이란 자동 시스템을 잘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일단 습관으로 만들고 싶으면 쉬워질 때까지 아주 작게 만들고 반복해야 한다. 3일에 한 번, 1주일에 한 번 하는 건 힘들게 경운기 시동만 거는 것과도 같다. 소리만 요란하지 실제로 앞으로 가지 않는다. 하지만 일단 시동이 걸리면 경운기는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앞으로 간다. 독서가 습관이 되어있지 않은 사람이 퇴근 후에 2시간 독서를 해야겠다는 식으로 자신에게 맞지 않는 과도한 목표를 삼지 말아야 한다. 일단 무슨 일이 터져도 지킬 수 있을 만큼의 작은 목표를 세우고 아주 수월하게 매일 꾸준히 지속해보자. 그렇게 하다 보면 조금씩 습관이 주는 강력한 힘을 느낄 수 있다. 그렇게 하다가 지겨워지면 조금씩 난이도를 높여보는 게 습관을 만드는 강력한 방법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셋째, 자책을 반복하는 데에 익숙해져 있다
자책은 습관을 만드는 데에 가장 큰 적이다. 오늘은 반드시 퇴근 후에 운동하러 가야겠다 마음을 먹어도 그날 하루가 너무 힘들었다면 ‘에라 모르겠다’하며 치맥부터 생각나는 게 사람 마음이다. 누구에게나 보상심리가 있다. 그리고 자신에게 보상을 하나도 주지 말라는 게 아니다. 자책을 반복하는 게 나쁜 이유는 점점 핑계에 익숙해지기 때문이다. 살면서 ‘나는 원래 그렇지 뭐.’라는 생각이 가장 위험하다. 변화는 자신을 믿어주는 힘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퇴근 후 아주 작은 변화라도 이뤄내고 싶다면 자책하지 말고 습관이라는 체인을 끊어지지 않게 아주 작게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자.
1) 해빗, 웬디 우드
2) 이미지 출처 : 드라마 <나의 해방 일지>
Written by 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