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자신을 중심에 두고 주위 상황을 판단한다.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 모두 어느 정도의 자아도취 상태에 빠져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지나치게 자신만 생각하는 사람과는 거리를 두고 싶어한다는 것도 우리는 알고 있다.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내가 지금 자아도취 상태에 빠지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금부터 자아도취에 빠진 사람의 결정적 특징 3가지에 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첫째, 자존감이 지나치게 높거나 지나치게 낮다.
자아도취에 빠졌다고 하면 자신에 대해 지나치게 높은 자존감만이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반대 또한 자아도취의 한 형태임을 알아야 한다. 높은 자존감과 낮은 자존감은 전혀 반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결국 종이 한 장 차이다. 다른 사람보다 자신이 낫다고 여기든 못하다고 여기든, 그것 역시 자기를 뭔가 특별하고 세상과는 별개로 상상한다는 점이 같기 때문이다. 자기가 대단해서 특별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믿는 것과 내가 형편없는 사람이라 특별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믿는 것에는 그다지 큰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다. 둘 다 자아도취 상태인 건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둘째, 나의 목적을 과대평가하고 타인의 목적은 과소평가한다.
자아도취에 빠진 사람은 남들과는 다른 특이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우리 뇌에는 사고 뇌와 감정 뇌가 있다. 이때 감정 뇌는 가치 위계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한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살아가면서 경험하게 되는 것들을 통해 가치 위계를 정한다. 어떤 것은 내 삶에서 가치 있는 것이고 어떤 것은 가치가 낮다고 말이다. 그렇게 자신만의 가치 위계 만들기는 내가 경험하는 모든 것의 중심에 내가 있다는 방식으로 주위를 해석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나의 목적을 과대평가하고 타인의 목적은 과소평가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모든 사람이 각자 자신의 의도가 윤리적이고 합리적이라고 믿는다. 내가 한 잘못은 너그럽게 용서하지만, 타인의 잘못에는 득달같이 달려드는 게 이러한 이유에서 비롯된다.
셋째, 나에게 좋은 것이 다른 사람에게도 좋다고 믿어버린다.
자아도취라는 게 자신을 지나치게 사랑하는 나르시시즘과는 다른 의미라는 것을 이제는 알게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모든 것을 나 중심으로 생각하고 해석하다 보면 감정 뇌가 범하는 오류에 빠지게 된다. 자아도취가 무조건 나쁘다는 얘기는 아니다. 우리 모두 어느 정도는 자아도취에 빠져 있다는 걸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우리에게 자아도취적 망상이 조금이라도 없다면 희망이라는 것 자체를 가질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항상 우리 뇌의 인지 편향에 대해 받아들이면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에게 좋은 게 무조건 다른 사람에게도 좋다고 믿어버리는 잘못을 범하게 될 수 있다.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좀 더 타인의 말에 경청할 수 있게 되고 자신이 범할 수 있는 오류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 그런 게 진정으로 성숙한 어른의 자세가 아닐까 싶다.
1) 희망 버리기 기술, 마크 맨슨
2) 이미지 출처 : 드라마 <위대한 유혹자>
Written by 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