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라는 감정은 스스로 통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리고 화가 전혀 나지 않는 게 무조건 좋은 것 또한 아니다. 하지만 화가 날 때마다 그 분풀이를 누군가에게 하고 있거나, 스스로 그 분노로 인해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한 번쯤은 아래 언급하고 있는 3가지 요소를 체크해볼 필요는 있다. 지금부터 그 3가지에 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첫째, 분노는 2차 감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분노가 감정 중에서 가장 날 것의 1차 감정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0.1초 만에 분노가 올라오는 순간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노는 2차 감정이다. 1차 감정은 슬픔, 억울함, 두려움 등이고 1차 감정 뒤에 뒤따라오는 게 2차 감정인 분노라고 할 수 있다. 1차 감정과 2차 감정의 시차가 좁을수록 분노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기 쉽다. 그러니 분노라는 감정 이전에 과연 어떤 요소때문에 화가 났는지 살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잊지 말자.

둘째, 자신의 만족과 자만심을 부추기기 위한 증오인 것은 아닌지

분노는 자신이 옳다는 것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내가 부당하다고 느끼는 일에 화가 날 때도 있지만 자신이 틀렸다는 걸 받아들일 수 없어서 분노를 이용해 자신이 옳다고 뇌를 속이기도 한다. 그러니 그런 식의 분노는 아닌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화가 나는 일도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충분히 그럴만하다고 느끼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감정을 억누를 필요는 없지만 문제 해결을 위해 내가 느끼는 감정이 도움이 되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출 필요도 있지 않을까?

셋째, 감정 뇌는 코끼리, 생각 뇌는 기수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지

우리 뇌는 감정 뇌와 생각 뇌로 이루어져 있다. 감정 뇌는 커다란 코끼리이고 생각 뇌는 코끼리 위에 올라탄 기수다. 우리의 이성이라고도 볼 수 있는 생각 뇌는 때로는 잘 작동하는 것처럼 보인다. 숙면을 했거나 기분이 좋거나 안정적인 환경에서는 말이다. 하지만 그런 착각도 잠시뿐이다. 감정 뇌라고 할 수 있는 코끼리가 난동을 부리면 아무리 이성적인 기수가 제어하려고 해도 불가능하다. 우리가 새해마다 마음먹은 목표들을 시간이 지나 못 하게 되고 이때문에 자책하는 이유도 감정 뇌의 영향이 크다. 자신의 감정 뇌를 말 잘 듣는 순한 코끼리로 조련하기는 쉽지 않지만 우리 뇌가 늘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코끼리와 기수를 통해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문제는 해결된다. 마음처럼 움직여주지 않는 자신의 의지를 고문관처럼 윽박지르고 다그치기보다, 호기심 넘치는 과학자처럼 열린 마음으로 보살펴보는 건 어떨까?

1) 희망 버리기 기술, 마크 맨슨

2) 생각에 관한 생각, 대니얼 카너먼

3) 이미지 출처 : 드라마 <아는 와이프>

Written by 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