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을 느낄 바에야 감정이 어느 정도 메말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이성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이다. 하지만 감정이란 존재는 이성적인 판단만큼이나 중요하다. 지금부터 자기감정을 돌아보고 잘 살펴봐야 하는 이유 3가지에 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첫째, 우리를 행동하게 만드는 게 감정이다.

1935년에 안토니우 에가스 모니스라는 신경학자가 처음 전두엽 절제술이라는 것을 발명했다. 불안감이나 심각한 우울증 등의 정신건강을 겪는 사람들을 진정시키기 위해서였다. 이 수술은 1940년대 말까지도 큰 인기를 끌었지만 1950년대가 되자 부작용을 사람들이 인지하게 되었고 1960년대에는 전 세계가 이 수술을 금지하게 된 것은 물론 거의 모든 사람이 이 수술을 혐오하게 되었다. 이 수술은 감정적 고통을 치료하려고 한 대신 집중하고 결정하고 장기 계획을 세우는 등의 추상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없애버렸다. 그래서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아무 생각 없이 만족하는 좀비 같은 인간이 되었다. 감정은 우리를 기쁘게 하고 슬프게 만드는 단순한 장치가 아니라 우리를 ‘움직이게’ 만든다. 우리를 행동하게 만드는 게 감동이며 행동은 또 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우리 삶에서 실행하고 행동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 그렇다면 감정이야말로 행동과 떼어낼 수 없는 존재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둘째, 생각 뇌와 감정 뇌에 대해 인지해야 한다.

우리 뇌에는 생각 뇌와 감정 뇌가 있다. 대니얼 카너먼의 저서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는 감정 뇌를 fast thinking이자 자동 시스템(시스템 1), 그리고 생각 뇌를 slow thinking이자 숙고 시스템(시스템 2)이라고 설명한다. 이는 어느 한쪽이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라 각자 상황마다 쓰임이 다르다는 얘기다. 어느 한 쪽을 쓸모없다고 생각해 배제하려고 하는 게 얼마나 무의미한지 알아야 한다. 감정 뇌에만 지배되어서도 안 되지만 그렇다고 감정 뇌가 아예 작동하지 않는다면 그 또한 문제다. 생각 뇌에만 의지한다는 것은 에너지를 상당히 많이 소모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두 가지 뇌 시스템에 대해 인지하면서 감정을 잘 돌보는 것에 관심을 가져보는 게 좋지 않을까?

셋째, 감정을 통제하려고 하지 말고 관찰자가 되어야 한다.

타인의 감정은 물론 내 감정 또한 통제하는 게 사실 불가능하다. 그 대신 그 순간의 감정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관찰자의 입장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그게 마음 챙김이라고도 말하는 마인드풀니스다.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을 통제할 수 없지만 잠깐 거리를 두고 관찰할 시간을 가질 수는 있다. 그렇게 하면서 내 감정의 밑바탕에 있는 욕구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 외부의 상황 때문에 늘 수동적인 반응만 하고 있었다면 단순 반응에서 적극적 대응으로 주체성을 나에게 가져오는 게 지금의 우리 모두에게 가장 필요한 일이 아닐까?

1) 희망 버리기 기술, 마크 맨슨

2) 생각에 관한 생각, 대니얼 카너먼

3) 마음 챙김 : 뇌를 재설계하는 자기연민 수행, 샤우나 샤피로

4) 이미지 출처 : 드라마 <응답하라 1988>

Written by 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