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팔을 찾아달라고 했다

커브를 돌다가 우당탕하고 넘어졌는데 그냥 쓸려서 넘어진 줄 알았어요. 일어나지지도 않고 친구가 저를 보고 팔이 없다고 우는데 왼쪽 팔이 진짜로 없더라고요. 팔을 못 찾으면 접합이 안될 것 같아서 친구에게 팔 좀 찾아달라고 했어요.

내 몸이 이렇게 됐다는 걸 실감한 건 사고 후 첫 샤워하러 들어간 날이었어요. 거울로 잘린 팔의 모습을 처음 본 거예요. 머리도 짧게 자르면 어색하고 적응하는데에 시간이 걸리는데 팔 한 짝이 없으니까 나 이제 어떻게 살지?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 모습을 대면하니까 힘들었어요.

내 팔을 절단한다는 동의를 할 수 있을까?

처음에는 접합을 했어요. 입원해있는데 자꾸 썩는 냄새가 나는 거예요. 병원이 오래되어서 나는 냄새겠거니 넘겼는데 병원을 옮기고 나서 알았죠. 팔이 괴사되었다는 걸요. 그 썩은 냄새가 내 살 썩은 냄새였던 것 같아요. 접합한 왼쪽 팔에 패혈증이 생겨서 의사선생님이 죽을 수도 있다. 빨리 절단 해야 된다고 하시는데 머리 속으로는 절단하고 잘라야지 생각하는데 입밖으로는 잘 안나와요. 내 팔을 자르는 것을 동의하는 거잖아요. 바로 마취를 해달라고 했어요 그리고 절단을 했죠.

두 달 동안 침대에만 누워있잖아요, 근육이 다 빠져요. 첫번째 목표는 화장실 가기였어요. 화장실에 갔는데 변기에 앉질 못해서 두명이서 저를 안아서 앉혀주고 그랬어요. 걷는 연습을 하러 병원 근처에 있는 롯데타워에 갔어요. 제 또래 친구들이 예쁜 카페에서 사진찍는 모습, 이성친구와 데이트하는 모습을 보면서 길거리에서 정말 많이 울었어요. 내가 다시 저렇게 할 수 있을까? 내가 다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들 때문에 정신적으로 힘들었어요.

정신적인 극복을 하게된 계기

두번째 병원으로 전원을 했어요. 전국에 교통사고환자들만 모이는 교통재활병원인데 거기 있는 분들을 보니까 저는 그냥 일반인인거예요. 그 분들은 저보다 장애의 정도가 심각하기도 했고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분들도, 뇌병변 장애인분들도 계셨어요.

재활 운동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저는 우울감에 빠져서 ‘나는 절단되었는데 재활할 게 어디있어? 저 사람들은 마비지만 팔이 있잖아’라고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그 분들은 진짜 열심히 하시더라고요. 팔다리 올리는 되게 조그마한 동작인데 이걸 땀을 뻘뻘 흘리면서 하세요. 보면서 “내 장애로 좌절할 만한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렇게 병원에서 정서적으로 회복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사회에 복귀하면서 다시 한차례 겪게 되었어요.

복직하면서 느꼈던 것들

복직을 했는데 직무가 바뀌었죠. 두 팔로 일했던 곳에 제가 한 팔로 직무가 바뀌어서 갔어요. 그럼 내가 할 수 있었던 것들을 못하고 바라만 봐야 되는 거예요. 제가 그 때 느낄 수 있었던 건 내가 디자이너라는 직업에 아쉬움이 많이 남았구나. 제가 자면서 꿈을 안꾸는데 꿈을 꾸는 거예요. 커트 도회도 그려서 커트하는 꿈도 꾸고 그러면서 알 수 있었던 거죠. 내가 이런 기술에 미련이, 아쉬움이 많이 남았구나. 10년 동안 했던건 너무 익숙하지만 새로운 일을 하려고 하니까 어려움들이 또 있는 거예요. 제가 미용사를 하다가 퇴사하면서 느꼈던 건 미용실에서도 각자의 직무가 다르듯이 각각의 어려움들이 있구나, 그런데 세상 사람들 다 그렇겠구나 생각하게 되었죠.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려고 했었어요. 그때 절단장애인으로 서치를 해보면 하지절단장애만 있었어요. 우리나라에 상지 절단 장애는 하나도 없는 거예요. 나랑 같은 장애를 입은 사람을 보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될 때였는데 세상과 동떨어진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유튜브 개설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피트니스 대회를 나가게 된 이유

경과 체크를 하러 엑스레이를 찍었었거든요. 왼팔이 없는 것 때문에 더 휘는 거예요. 척추측만증이요.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많을 텐데 이대로면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재활운동을 시작했죠. 그 때 운동 지도해주셨던 박사님이 대회를 나가라는 권유를 해주셔서 피트니스 대회에 첫 도전을 하게 되었죠. 그 대회를 나가려고 했었던 게 장애인 부분이 신설이 되었거든요. 장애인 부분은 원래는 체급이나 남녀도 나뉘어져야 했는데 통합적으로 진행되었고 4개의 트로피를 수상했어요.

의수를 입는 이유

한국에는 장애인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장애인을 못봤다는 거죠. 그래서 왜 장애인이 없지? 나도 장애인이고 병원에 있었던 사람들 다 장애인인데? 생각했을 때 나 의수 착용하고 다녔지 생각이 딱 드는 거예요. 내 모습 그대로의 장애를 인정하지않고 이렇게 보이면 이상하게 보겠지? 라는 생각 때문에 비장애인처럼 보이려고 의수에 숨었던 거죠.  그래서 의수를 벗는 도전을 했었어요.

좌절하고 포기하는 2030에게

모든 분들이 살면서 수많은 좌절들을 겪잖아요. 그랬을 때 생각한 건 내가 이 좌절이 진짜 끝이다. 더 이상 내려갈게 없다고 생각했을 때 더 내려갈 때가 있더라고요. 살아가면서 상황들이 바뀔 때마다 계속 새로운 좌절들이 있어요. 솔직히 제가 아예 다 극복했다고는 말을 못해요. 일상생활들이 아직까지 당연히 불편하죠. 내가 생각했던 좌절의 끝이 여기였는데 더 밑으로 내려가는 걸 보면서 그럴 때에 내가 이 상황을 돌파하기위해서 뭘 해야 하지?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생각으로만 막연하게 잘 될거라고하면 매일매일이 더 힘들어지더라고요. 꿈은 너무 높은 걸 잡지 말라고 하잖아요. 그 말에 동의를 해요. 좌절을 만끽하면서, 말이 좀 웃긴데 좌절의 시기 때에 다시 내가 긍정적으로 잘 될거야. 그럼 내가 앞으로 뭘 해야돼? 이런 것을 to-do 리스트 적어보면서 그런 날들을 잘 이겨내셨으면 좋겠어요.

‘사람 안에 힘이 있다’고 믿어요. 좌절이 왔을 때에 다시 올라갈 수 있는 힘이요. 그래서 다 가능하다고, 너무 우울해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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