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은퇴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파이어(FIRE)족이라는 단어가 익숙하게 느껴지리라 생각한다. 경제적 독립, 조기 은퇴(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의 앞글자를 딴 파이어족은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이들의 마음에 불을 지폈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파이어족을 꿈꾸기 전에 먼저 살펴봐야 할 것들이 있다. 지금부터 그 3가지에 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첫째, 극단적으로 지출을 줄일 자신이 있는가?
은퇴한다는 것은 일하지 않고도 수입이 들어오는 금융소득 파이프라인을 만들어야지 가능한 얘기다. 게다가 남들보다 빨리 그 시기를 앞당기고 싶다면 그만큼 지출을 줄일 각오를 해야 한다. 지출을 최대한 줄여서 저축액을 늘린다는 건 상당한 각오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단순히 의식적 지출을 하는 것 이상으로 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이런 각오가 되어 있지 않다면 1~2년 지속하다가 지레 포기하는 일이 생긴다. 그러니 특정 나이 또는 ‘남들보다 빨리’라는 식으로 얼마나 젊은 나이에 은퇴하느냐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저금하느라 지친다면 목표 달성하기도 전에 허무함이 밀려올 테니 말이다. 무턱대고 파이어족이 되길 꿈꾸기 전에 과연 이 길이 내 철학에 부합하는지, 장기적으로 지속할 자신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한다.
둘째, 추가적인 부수입을 늘릴 수 있는가?
사실 이른 은퇴를 위해서는 기존 수입의 저축액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추가적인 부수입을 늘리고 그 추가 수입까지 저축액으로 추가해야 가능할까 말까 한 일이다. 추가적인 부수입 또한 내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소모한다. 어떤 이들은 그런 각오까지 하고 부업에 열을 올리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지금 저금을 덜 하고 일을 더 오래 하더라도 세상을 더 경험하고 평생 열정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오랜 시간을 몰입해야 결과가 나오는 일도 있으니 말이다. 사실 대부분의 일이 그렇다. 충족감을 느끼면서 특정한 일에 전념을 할 수 있어야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다. 조기 은퇴를 한 다음에 하고 싶은 일을 한다고 마음먹는다면, 그때 가서는 에너지가 남아있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그리고 그때에는 내가 원하는 게 바뀌어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니 선택지를 되도록 다양하게 고려하면서 후회 없는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셋째, 투자수익을 높이는 재테크 공부와 자산분배를 잘하고 있는가?
공격적으로 저축하고 추가로 부수입을 늘리는 건 좋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서 비참하다거나 쫓기듯 사는 것 같다거나 불안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적신호다. 큰 꿈을 꾸되 돈은 부유한 삶의 작은 일부분임을 알아야 한다. 상당히 많은 저축액을 모았다고 하더라도 투자 공부가 부족해서 열심히 모은 종잣돈을 잘못된 투자로 날려버린다면 그것만큼 안타까운 것은 없다.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자산분배 또한 중요하다. 파이어족이 되기 위해서는 공부하고 실행해야 할 요소들이 상당히 많다. 그리고 그 과정이 고되다는 것도 인지해야 한다. 지금 현재에만 누릴 수 있는 것도 분명히 있다. 그러니 남들 시선 또는 불안감에 조급하게 파이어족이 되길 꿈꾸지 말고, 어떤 부분은 그나마 트레이드 오프(trade-off)할 수 있는지도 잘 생각해서 판단 내려야 한다.
1) 재정적 독립 + 조기 은퇴 = FIRE ??, 유튜브 독서연구소 (링크)
2) 부자 되는 법을 가르쳐 드립니다, 라밋 세티
3) 돈 좀 굴려봅시다, 홍춘욱
4) 마법의 돈 굴리기, 김성일
5) 이미지 출처 : 드라마 <달리와 감자탕>
Written by 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