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나 사연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다. 글쓴이는 보육원에서 함께 자란 여자친구와 결혼을 결심했다고 한다. 어릴 때 보육원에서 처음 만나 힘들 때마다 서로를 의지하면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는 두 사람은 평생을 함께하기로 했다. 아직 벌이도 많지 않고 준비도 많이 부족한 두 사람에게 아이가 생겼다. 글쓴이와 여자친구는 부모님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어서 걱정도 되고 불안하기도 했지만 적어도 자신의 아이에게만큼은 같은 기억을 물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기에 결혼식을 해야 할지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평생에 한 번뿐인 결혼식을 꼭 해주고 싶었던 글쓴이는 자신을 키워주신 수녀님의 도움으로 결혼식을 올릴 수 있게 된다. 비록 하객이 거의 없는 조촐한 결혼식이지만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행복하게 살겠다고 다짐한다. 글쓴이는 자신의 사연을 한 커뮤니티에 올렸다.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응원의 댓글들을 보면서 큰 힘을 받았다고 한다. 그중 한 분은 고민 상담도 많이 해주고 항상 친절하게 답변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글쓴이는 이분이 아니었으면 결혼식을 포기했을지도 모른다고 할 정도로 큰 힘이 되어준 사람이다.
며칠 전에는 결혼식장에 직접 찾아와주셨는데 국수를 얻어먹으러 오셨다고 한다. 결혼식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켜주시고 글쓴이 몰래 와이프에게 봉투까지 주고 가셨다. 축의금도 많이 넣어주시고 신혼여행 다녀오라고 여행 상품권도 넣어주셨다. 글쓴이와 와이프는 편지를 읽고 한참을 울다가 봉투를 다시 돌려드리려는 마음을 접고 그저 감사히 받고 잘살자는 마음을 가졌다. 축의금은 꼭 아기를 위해 쓰자고, 정말 열심히 살아서 나중에 세상에 꼭 갚겠다는 다짐을 한 두 사람. 그리고 이 두 사람을 도와준 은인을 보면 아직 세상은 따뜻하다는 생각이 든다.
두 사람을 도와준 은인은 과거 자신의 와이프에게 큰 은혜를 받았다. 와이프 덕분에 인생이 잘 풀린 한 사람은 이제는 힘든 사랑을 응원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되었다. 나눔은 또 다른 나눔을 낳는다. 누군가 먼저 호의를 베풀어준다는 건 그 사람이 과거에 받았던 은혜의 연속이다. 언젠가 힘든 시기가 찾아올 때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라도 먼저 베풀어보는 건 어떨까? 선순환의 고리는 돌고 돌아서 꼭 필요한 순간에 당신을 도와주게 될 것이라는 걸 잊지 말자.
참고: <어느 결혼식 참석자…>, 클리앙
Written by K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