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 명언 중 가장 인상 깊은 구절이 있다. 바로 ‘존중과 예의로 대하는 사람을 만날 것’이다. 내가 귀한 만큼 상대도 귀하게 여길 줄 아는 사람과 가까이 지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조직 내 권한을 많이 지닌 사람일수록 상대의 기분을 잘 고려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나보다 권한이 적은 상대도 존중이 필요할 때가 있는데 여기까지 생각하는 경우는 드물다.

다음은 우리가 종종 접하는 ‘존중’과 ‘예의’가 모자란 사례다. 한 커뮤니티에 중소기업 면접 후기를 올린 게시물이 화제다. 면접을 보기 전 면접관은 ‘밥은 먹었나?’라고 물었고, 작성자는 ‘아직 먹지 않았습니다. 면접 끝나고 먹을 겁니다.’ 답했다. 이후 면접관의 태도는 독자들의 공분을 샀다. 대부분 ‘면접관뿐만 아니라 면접자도 회사 분위기를 본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보였다.

일부 댓글은 면접관이 분위기를 풀어볼 거라고 식당에 데려간 것 아닐까 말하지만, 나머지는 면접 때 정장 입고, 이력서도 신경 써서 썼는데 그렇게 대하면 누구든 기분이 좋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작성자는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배려를 하길 기대했을 것이다. 절차에 맞게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앞으로 배치될 부서와 관련 있는 실력을 갖췄는지 같은 질문을 하길 원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중소기업은 면접자를 단순히 밥 같이 먹는 상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존재로 여겼다. ‘존중’과 ‘예의’의 부재가 낳은 안타까운 결과다.

<권력의 원리>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을 어떻게 보는지, 사회적 위치와 영향력은 어느 정도인지, 나의 가치는 얼마나 높은지, 도덕적으로 얼마나 옳은지 확인받고 싶은 본능이 존재한다고 언급한다. 하지만 이러한 본능을 인정하지 않은 환경에 놓인다면, 개인은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기 어려운 상태가 되기 쉽다. 자존감이 낮아지고, 자신이 쓸모없다는 생각이 들어 우울해지고, 내 힘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학습된 무기력’에 빠진다. 물론 자존감을 상처 입히지 않기 위해 상대방이 듣기 좋은 말만 하는 건 불완전한 방법이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거나, 규칙에 위반되는 행동을 할 때는 부정적인 피드백을 해야 옳은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 안정감을 주는 환경에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면접관뿐만 아니라 면접자도 회사의 분위기를 본다. 면접관이 ‘이 사람이 우리 회사와 함께할 만한 역량을 지니고 있는가?’ 고민하는 것처럼, 면접자도 ‘이 회사가 앞으로의 경력에 도움 될 것인가’라고 생각한다. 결국, 면접관, 면접자 모두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이목을 끌기 위해, 더 가까워지기 위한 방법으로 상대방을 당황하게 하는 행동을 하는 것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특히 ‘권위’가 높은 사람일수록 공감 능력이 부족하고, 예측하기 힘든 결정을 잘 내릴 때가 있어 하급자를 대할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지위를 막론하고 누구나 한 사람으로서 ‘존중’ 받을 권리가 있으니 말이다.

1) 중소기업 새로운 면접방법.jpg, 인스티즈(링크)

2) 이미지 출처: 로맨스는 별책부록, tvN

3) 책 <권력의 원리>

Written by H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