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송에서 웹툰작가 기안84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동안 연재하던 웹툰이 끝났고, 앞으로 어떻게 회사를 꾸려갈지 고민 끝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기안84의 만화에 등장한 주인공을 팝아트로 재해석해 작품으로 제작할 계획을 세웠다. 순수 미술을 전공했던 직원들은 ‘나에게 맞는 옷을 입은 것 같다’라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기안84 자신도 마감에 쫓기는 삶을 살다 오랜만에 경쟁을 생각하지 않고 그림을 그리고 있어 좋다고 말한다.

커뮤니티 댓글은 ‘돈 걱정 없으니 순수예술로 가도 좋을 듯’ ‘막산다는 느낌이 예술에 젖으니 낭만이 되네’ ‘뭐든 대충인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열심이었어’ ‘작가라면 자기 작품 내고 싶어 하는데 부럽다’ 등 기안84의 새로운 도전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창작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작품을 세상에 남기고 싶어 한다. 그러나 생계가 해결되지 않으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당장 오늘 먹을 것이 없고, 잘 곳이 없다면 원하던 예술은 꿈꾸기 힘들다. 냉정한 이야기지만 자아실현은 ‘경제적 자유’를 이룬 뒤 제대로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벌이’에 너무 집중하다 보면 삶의 목적을 잃기 마련이다. 당장 눈앞에 급급한 일을 처리하는 데 바빠 큰 그림을 놓친다. 마감에 쫓기던 기안84의 회사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웹툰을 꾸준히 그려야 돈을 벌 수 있었고, 이것으로 직원의 월급을 줘야만 했다. 그러다 웹툰이 끝났고, 수입원이 사라진 회사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길을 찾았다. 직원들은 다시 동기부여를 받았고, 새 목적지를 향해 전력투구하기 시작했다.

<모두를 움직이는 힘>은 비전을 이루려면 “추상적이지 않고 구체적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리더 혼자 비전을 알고 있는 것이 아닌, 팀원에게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충분히 표현해야 한다. 만약 리더가 비전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는다면 결코 조직원은 리더 뜻대로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내가 왜?’ 의문을 던지며 리더에게 반기를 들지도 모른다.

책은 리더 자신이 비전을 공유했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명확히 전달되었을 거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내가 방향과 필요한 조치를 분명하게 파악했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나처럼 그것을 분명하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결국, 구성원을 동기부여 시키고 도전적인 목표를 향해 움직이려면 ‘다른 사람들도 리더가 보는 것을 볼 수 있어야 하고, 그에 따라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명확한 비전을 찾기란 정말 어렵다. <모두를 움직이는 힘>은 비전의 확신이 부족한 리더에게 다음과 같은 조언을 건넨다.

1) 확신이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

확신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확신을 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뭔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을 인정하기 힘들어도 인정해야 한다. 그러기 전까지는 아직 준비가 덜 된 거라 보면 된다.

2) 자신감을 방해하는 요인들을 파악한다

자신감을 방해하는 요인은 6가지로 나뉜다. 무지, 호기심 부족, 지나친 자신감, 인지편향, 시간 제약, 두려움이다. 이 요인들이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 알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자기반성’이 필요하다.

3) 조언을 요청한다

비슷한 길을 걷고 있는 자문가를 찾아야 한다. 그들에게 비전을 공유하며,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자. 혼자 싸매고 있는 것보다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4) 피드백을 검토한다

조언을 받았으면, 그 조언을 검토해야 한다. 글로써 보고 나름대로 비평을 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혼자 하는 것보다 조직의 핵심 인물을 포함해 함께 검토해보자.

5) 그냥 시작한다

일단 시작하자. 확신이 없을 때 작게나마 시작해보자.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최선의 가장 쉬운 방법은 그저 앞을 향해 발걸음을 떼는 것이다. 이렇게 한다면 상황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

기안84는 안정적 재정 기반을 마련한 후 불확실한 목표를 설정했다. 전략을 세워서 실행했는지, 그동안 회사 운영을 하며 얻은 교훈으로 실행했는지는 잘 모른다. 어쨌든 그는 직원에게 새로운 비전인 ‘웹툰 캐릭터를 활용한 팝아트 전시회 개최’를 ‘명확히’ 제시했다. 그리고 모두가 몰입하며 열정적으로 일할 환경을 제공했다.

명확한 비전은 내적 동기를 유발한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움직이게 만든다. 그러니 누군가를 이끌 일이 있다면 그들에게 구체적인 용어로 목적지를 알려주자. 이렇게 한다면 모두가 자발적으로 목표를 향해 움직일 것이다.

1) 웹툰에서 업종이 바뀌었다는 기안84 회사, 웃긴대학(링크)

2) 이미지 출처: 나 혼자 산다,MBC

3) 책 <모두를 움직이는 힘>

Written by H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