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놓고 떠들진 않지만, 노년층 대부분은 70년을 살든 80년을 살든 몸뚱이 안에 나는 젊은 시절 그대로라고 느낀다. 나는 그대로인데 몸뚱이만 변해 가는 것이다. 이것은 엄청나게 혼란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도레스 레싱-”

어르신 하면 수수한 옷차림, 있는 그대로의 얼굴, 무표정함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들의 마음속은 여전히 열정 넘치는 젊은이가 존재한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젊은 사람들은 이 점을 전혀 알지 못한다. ‘원래 어르신들은 가꾸는 걸 안 좋아하셔. 그냥 편한 차림을 즐기셔.’라고 단정 짓는다. 그러나 당사자는 완전히 다른 생각을 품고 있다. 몸이 건강했다면, 한 살이라도 젊었더라면 자신도 젊은 사람처럼 행동했을 것이라 말한다.

한 방송에 등장한 61세 할머니도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손주 육아를 하느라 자신을 돌보지 못하고, 아이를 돌보기 최적화된 옷차림을 선택했다. 내심 아름답게 가꾸고 싶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그러지 못했다. 딸은 이런 어머니를 기쁘게 하기 위해 방송 출연을 결심했고, 어머니를 완벽히 변신 시켰다. 아름답게 꾸며진 어머니의 모습에 딸도, 출연진도 모두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커뮤니티 댓글은 ‘사람은 역시 꾸미기 나름이구나’ ‘우리 엄마도 해 주고 싶다 ㅠㅠ’ ‘와 진짜 확 바뀌네’ 반응을 남기며 할머니의 변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대부분 나이가 들수록 자기관리를 사치로 여긴다. 이미 살 만큼 다 살았고, 내세울 만한 것도 없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을 돌보는 일을 소홀히 한다. 평생 가족을 위해 살았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는 일은 매우 가치 있다. 한 사람이 온전한 존재로 살아가는 방법의 하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생 내공이 있는 유명인들은 자신이 없는 인생은 자신의 것이 아니며, 빈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가족을 위해 자신을 내어놓는 것도 소중하지만, 그것만큼 자신을 돌보는 시간 또한 귀하다고 언급한다.

<나이듦에 관하여>는 노인이 되길 두려워하는 사람일수록 노년기를 잘 보내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보통 사회에서는 65세부터 노인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대부분은 65세 이후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책은 이렇게 말한다 “사람 인생 3막 중 가장 길고 최고로 드라마틱한 이 시기에 적절한 이름을 지어 주는 것은, 작지만 중요한 일이다. 이 첫 단추를 잘 끼워야 인생 전체의 궤적을 바르게 인식하고 똑바로 살아갈 수 있다.” 즉, 젊어지려고 애쓰거나, 늙음을 거부하기보다 ‘잘 늙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방송에 출연한 어머니처럼 평소 접하던 모습이 아닌, 새롭게 다듬어진 자신을 발견한 것처럼 말이다.

자신을 다듬는 일은 나이를 가리지 않는다. 미래가 창창한 젊은이들만 할 일이 아니다. 모든 세대가 해야 할 일이다. 우리는 언젠가 늙고, 나이듦을 활용해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찾아온다. 그러니 ‘나는 발전하기 글렀어’ ‘이 나이먹고 해봤자 뭐가 되겠어?’ 비관적인 태도보다 계속 배우고 정진하며 어떻게 하면 충만한 노년을 보낼지 생각해보길 바란다.

1) 61세가 40대로 보이는 마법, 개드립(링크)

2) 이미지 출처: 언니의 쌀롱, MBC

3) 책 <나이듦에 관하여>

Written by H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