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음식에서는 이 재료를 찾을 수 없다. 맛볼 일도 거의 없다. 그런데 외국 식당을 가거나, 세계요리 전문점에 가면 빠지지 않고 이 음식이 등장한다. 바로 고수.

고수는 입에 넣자마자 코를 찌르는 비누 향이 나는 풀이다. 개인적으로 고수를 처음 먹었을 때 ‘아니, 세상에 이런 불쾌한 맛이 다 있지?’ 생각이 들었다. 너무 역하고 향이 심해 그 자리에서 뱉은 기억이 있다. 지금은 익숙해져서 고수 향을 즐긴다. 그래도 생으로 먹거나, 많은 양을 먹기엔 아직 무리다.

한 커뮤니티에 ‘상당수의 한국인이 질색하는 음식’ 게시물이 화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고수를 너무 못 먹어, 한국인이 많이 방문하는 현지 식당은 처음부터 ‘고수 빼줄까?’ 물어볼 정도라고 한다.

댓글은 ‘대신 한국인은 마늘 많이 먹음’ ‘기름기 많은 음식이랑 먹으면 맛있음’ ‘깻잎, 미나리, 쑥갓은 맛있는데 고수는 못 먹겠어.’ 답하며 고수에 대한 각자의 취향을 공유했다.

반대로 외국인은 고수는 맛있는데, 한국 깻잎은 향이 세서 못 먹겠다는 반응을 보인다. 그리고 한국 사람 몸에서 마늘 냄새가 난다고 말한다. 한 연구 결과를 보면, 한국인의 마늘 섭취는 1년에 6.2kg이다. 세계 평균의 약 6배 차이가 나는 수치다. 몸에서 마늘 냄새가 안 날 수가 없다.

이렇듯 어떤 음식을 접하며 살았는지에 따라 각자의 입맛이 결정된다.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은 대부분의 사람은 고수를 좋아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고수를 끔찍이 싫어한다고 말한다. 한국인이 고수를 못 먹는 일이 매우 특이한 사례인 것이다. 책은 유독 고수를 경멸하는 사람들에게는 고수의 ‘알데히드’ 성분에 민감하다고 말한다. 이 성분은 ‘비누’에도 들어 있어, 고수를 먹을 때 비누 냄새가 난다고 언급한다.

또한 냄새와 맛은 아주 가깝게 연결되어 있어, 불쾌한 냄새가 나는 음식을 저절로 멀리하는 행동을 저절로 하게 만든다. 결국, 고수에 대한 선호도는 ‘유전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음식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특정 음식을 거부하는 이유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유전적 영향력’ 때문이다. 그래서 편식하는 사람에게 ‘제발 이것 좀 먹으라고! 몸에 좋다니까!’ 강요하는 건 아무 효과도 없다. 본능이 싫다고 하니 말이다.

편식은 단순한 ‘투정’이 아니다. 성격이 까다로워서 음식을 가리는 것도 아니다. 그 사람의 유전자가 특정 음식에 익숙하지 않아서 나오는 거부 반응이다. 그러니 누군가 어떤 음식을 못 먹는다고 섭섭해하지 말자. 구박도 하지 말자. 취향을 인정하고 존중해주며 그 음식을 대신할만한 다른 음식을 찾아서 즐겨보자. 고수 대신 파슬리를 첨가하는 것처럼 말이다.

1) 유독 상당수의 한국인들이 질색하는 음식.jpg, 더쿠 (링크)

2) 책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

Written by H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