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급한 일 아니면 전화를 할 일이 드물다. 주로 메신저와 메일을 주고받으며 일을 처리한다. 그러다 보니 직접 통화할 일이 줄어들어, 오히려 전화가 오면 ‘무슨 일 생겼나?’ ‘내가 뭘 잘못했나?’라며 걱정부터 한다. 막상 받으면 크게 신경 쓰지 않을 용건이 대다수다.
어쨌든, 이런 부담 때문에 일부 사람들은 전화를 안 받으려고 한다. 본인 일인데 옆 사람에게 전화 받아달라며 부탁하고, 일부러 ‘운전 중입니다.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 메시지를 남겨 최대한 전화 받을 일을 줄이려 노력한다.
다음은 ‘전화 공포증’을 겪는 사람들이 흔히 보이는 증상을 만화로 소개한 게시물이다. 자신의 경험과 맞는지 비교하면서 보면 흥미로울 듯하다.

댓글은 ‘군대 가서 행정업무 보면서 싹 고쳤음. 욕먹는 게 더 무섭더라’ ‘괜히 방해하는 것 같아서 전화 못 걸겠다’ ‘전화 업무 하면 나중에 서로 다른 말 나온다. 그냥 메일로 남겨달라고 하는 게 편함’ 의견을 남기며 전화 통화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공유했다.


어릴 적부터 대면 소통에 익숙한 세대는 전화를 크게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러나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에 익숙한 세대는 전화 통화 그 자체를 힘들어한다. 이전 세대와 달리, 사람과 직접 소통한 경험이 적어 상대의 말에 어떻게 반응할지 잘 모른다. 표정보다 이모티콘으로, 웃음보다 ‘ㅋㅋㅋㅋ’ 글자로 감정을 드러내며 성장했기 때문이다.
관련 전문가들은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과 메신저에 익숙한 사람일수록 전화 공포증을 더욱 크게 느낀다고 한다. 전화벨이 울릴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식은땀이 나는 것 같은 증상을 겪는 것이다. 이러한 공포증은 코로나 이후 비대면 업무가 확산하면서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흔히 내향적이고, 사회성이 떨어지는 사람이 이 증상을 겪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외향적이고, 과감한 성격도 “자신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강박적인 완벽주의”로 인해 전화 공포증을 호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한, 우리나라 문화적 특성상 ‘전통’과 ‘예절’을 중요시하는 분위기도 전화 공포증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라고 언급한다. 지나칠 정도로 전화 예절을 강조한 탓에, 전화에 대한 거부감이 생겨 벨소리만 들어도 트라우마가 생기는 것이다. 예절을 지키지 못하면 혼날 것 같아 두렵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일부 중년도 전화 공포증을 호소하는데, 이것 역시 과거 전화 통화에서 예의가 없다는 질책을 받은 트라우마가 작용한 거라 볼 수 있다.
결국, 전화 공포증을 극복하려면 가까운 지인과 ‘대화’를 많이 나누는 연습을 해야 한다. 혼자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며 휴식을 취하기보다, 사람들이 있는 모임에 참석해 의사소통 기술을 익혀야 한다. 책, 유튜브로 사람과 소통하는 방법을 습득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직접 밖으로 나가 사람들과 부딪히며 자신만의 대화 기술을 터득하고, 통화 상황에 따른 몇 개의 시나리오를 만들어 ‘직접’ 연습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한다면 전화 공포증을 극복하고 원만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1) 일부가 겪는다는 전화 공포증, 루리웹(링크)
2) 대면만큼 ‘통화’도 두렵다… ‘콜 포비아’ 호소하는 젊은이들, 헬스조선 (링크)
Written by H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