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메소드 연기라고 하면 배우 자체가 연기에 푹 빠져서 현실인지 연기인지 보는 이도 헷갈릴 정도의 연기력을 구사하는 경우를 말한다. 연기에 집중하기 위해서 그 역할로 계속 살았다는 식의 이야기가 화제가 되기도 한다. 한 커뮤니티에서 매소드 연기의 최강자인 안소니 홉킨스의 인터뷰가 화제가 되어 소개해 보려고 한다.
기자 : 링컨에 출연한 배우들(다니엘 데이 루이스 등)이 연기에 집중하기 위해서 촬영 기간 내내 (촬영하지 않을 때도) 그 역할로 살았다는 것이 화제입니다. 그런 방식으로 연기를 하시나요?
안소니 홉킨스 : 아닙니다. 뭐 자기가 원하면 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히치콕을 연기하려고 다른 사람에게 히치콕 씨라고 불러 달라고 하지는 않아요. 솔직히 그건 정말 말 같지도 않은 짓입니다. 정말 이해할 수가 없어요. 본인들이 그리 연기하고 싶다면 좋습니다.
만약 (비참한 연기를 하려고) 정말 비참해지려고 한다면 그건 자기들 자유죠. 전 그런 연기 방식에는 관심 없습니다. 연기는 그저 일이에요. 전 일을 합니다.
그 캐릭터가 된다고 일부러 비참해지고 그럴 생각은 없어요. 그건 정말 골치가 아픈 일이에요. 세상에 누가 연기를 제대로 한답시고 진짜 늙고 불행한 인간으로 살고 싶고 주변에서 (그 배우들) 역할 이름으로 불러줘야만 합니까?
그런 배우들하고 일한 경험이 있었는데 정말 골치 아파요. 같이 일하기 불쾌한 배우들이고 그런 배우들이 그런다고 연기를 더 잘하지도 않아요. 그런 이상한 배우들하고 일을 해봤지만, 다행스럽게 그런 배우들이 아주 많은 것은 아닙니다.
전 그렇게 연기하는 배우들을 겪으면 절대 다시 작업하지 않습니다.

배우 성동일, 윤여정 또한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돈을 벌기 위해 더 열심히 연기하는 것이고 단가가 맞으면 한다고 말이다. 많은 이들이 돈과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향에 대해 어느 정도의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대단한 성과를 이루어낸 고수들이 돈을 멀리한다거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만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일은 돈 받은 만큼만 한다고 생각한다면 너무 팍팍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진정한 고수는 그 경계를 잘 지키면서 자기 안의 한계를 깨는 이들을 말한다. 재능이 있으니 남들보다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거나, 프로는 자신이 맡은 일에 24시간 온전히 몰입해야 한다는 식의 편견은 어느 정도 버릴 필요가 있다.
진정한 프로란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몰입해야 할 순간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사람이다. 시간을 많이 쏟았다고 해서 더 높은 결과가 나오리란 보장은 없다. 무엇보다도 투자 대비 효율이 높아야지 진정한 고수다. 진정한 워라밸이란 6시 칼퇴근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몰입할 때와 온전히 휴식해서 재충전을 할 때의 경계를 확실히 할 수 있는 프로의 자세를 말하는 것은 아닐까?
참고 :
1) 안소니 홉킨스가 말하는 메소드 연기.JPG, pgr21 (링크)
2) 이미지 출처 : 영화 <양들의 침묵>
Written by HY